경영학과 BK21 지속가능 기업가치 교육 연구단 연구자를 소개합니다.
저자와의 대화
지속가능 기업가치 교육 연구단이 지향하는 가치와 연구 분야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 교육단의 연구원 김경애 박사 그리고 임정대 박사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최용득 교수가 진행하였으며, Q & A 세션을 요약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김경애 박사는 마케팅 전공으로 소비자행동을 교육 및 연구하고 있다. strabi@jnu.ac.kr
임정대 박사는 경북대학교에서 경영학박사(재무관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기업재무 및 기술혁신을 연구하고 있다
jdyim@chonnam.ac.kr
최용득교수
오늘은 지속가능 기업가치 교육 연구단의 두 분 연구원님을 모시고 이야기 들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현재 임정대 박사님과 김경애 박사님이 지속가능 기업가치 교육 연구단에서 관련 주제에 대해 열심히 연구를 진행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고자 모셨습니다. 먼저, 임정대 박사님부터 간단하게 소개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임정대 박사
안녕하세요. 저는 지속가능 기업가치 교육 연구단에서 학술 연구 교수로 근무 중인 임정대 박사라고 합니다.
최용득 교수
언제부터 근무하셨나요?
임정대 박사
작년 9월부터 근무해서, 지금 일 년 정도 되었네요.
최용득 교수
그러면 교육 연구단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임정대 박사
최근 경영학 연구 분위기나 사회 분위기를 봤을 때, ‘지속가능’이라는 키워드가 상당히 유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유행에 걸맞은 연구단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연구단 단장님을 포함한 여러 교수님도 지속 가능이라는 분야에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회에 큰 도움을 주는 연구단이 될 것 같습니다.
최용득 교수
김 박사님께도 간단한 자기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경애 박사
안녕하세요? 저는 지속가능 기업가치 교육 연구단의 김경애 박사라고 합니다. 저도 학술 연구 교수로 참여한 게 임정대 박사님과 마찬가지로 이제 1년 정도 되었습니다. 학술 연구 교수로 BK 연구단에 참가하기 전에 시간 강사 등의 여러 활동을 하다 보니까 실제 연구에 많이 매진하지 못한 점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BK 연구단 참여가 그런 부분들을 채울 기회라고 생각해서 도전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다시 연구자로서의 생활 루틴을 잡아가고 있는데 매우 어려웠습니다. BK 사업단에서 석박사과정생들의 세미나를 진행하는데 이 세미나 덕분에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최용득 교수
우리 연구단은 ‘지속가능 기업가치’라는 키워드가 있잖아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우리의 지속 가능 기업가치는 무엇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본인이 하는 연구가 여기에 어떤 연결성이 있는지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일단, 보통 우리가 이 말을 많이 하잖아요. ‘지속가능 기업가치’. 그럼 우리가 무언가 이 화두를 가지고 연구를 하는 것인데, 거기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임정대 박사
이게 아마 제 생각인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여기 참여하는 교수님이나 학생들 모두, 지속 가능이라는 단어가 대체 무엇인가부터 정의를 하고, 교수님들이나 학생들한테 전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최용득 교수
제가 한번 여쭤볼게요. 사실 제 생각에 지속 가능성을 말할 때 그 의미는 두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우리 사회라든가 우리 지구의 지속 가능성, 기후 변화 이슈가 그렇죠. 또 하나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 즉 장수(長壽)를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두 가지를 섞어서 사용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경애 박사
제 생각에도 최 교수님의 말씀처럼 두 가지의 의미를 섞어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단장님과 BK 연구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기업 평판을 측정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지속 가능성이라는 개념을 먼저 이해해야 했고, 기업에 있어서 지속 가능성이란 무엇이고, 왜 지속 가능성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봐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속 가능성은 우리가 속한 이 사회, 더 나아가 우리가 사는 지구가 지속할 수 있게 발전하고 유지할 가능성인데, 이를 위해서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는 무엇인가를 해야 하지요.
기업은 사회공동체의 한 일원으로서 많은 역할을 하고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경제적인 부분부터 사회적, 환경적 부분까지 기업이 가진 영향력을 고려해 보면 기업이 자신만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를 묻게 됩니다. 사회구성원들은 기업에게 경제적 활동에만 노력하지 말고 이 사회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함께 하기를 요구하지요. 이러한 요구는 소비자의 요구로 볼 수 있습니다. 사회구성원인 소비자들은 기업에게 품질과 기능이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죠. 기업이 그 요구에 부응하게 되면 기업은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이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것은 미래에도 기업의 경영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일 텐데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아야 계속하여 경영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니, 지속 가능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기업이 적극적으로 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지속 가능성과 더불어 지속 가능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정의내리는 것도 필요할 것 같네요.
최용득 교수
그러니까 지속가능 기업가치 교육 연구단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우리가 한번 그 의미와 방향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네요. 이번 인터뷰가 그런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지속가능 기업가치를 우리가 정의하고 공유해야, 그 다음에 우리 연구단의 지향점이 명확해질 테니까요. 지금 김경애 박사님의 얘기는 더 넓은 의미의 사회와 지구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사회에 배태된 기업의 지속 가능성, 이 두 가지를 함께 연결해서 살펴봐야 한다는 말씀인 것 같아요. 그러면 임 박사님 같은 경우에는 지속가능 기업가치 교육 연구단의 이런 모토 안에서 어떤 주제에 초점을 두고 연구 중이신지 궁금합니다.
임정대 박사
조금 전에 지속 가능이라는 것을 저희가 나름대로 사회 지구적 지속 가능성과 기업의 지속 가능성으로 분류해 본다고 했을 때, 저는 후자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예를 들면, 장기적인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들인 거죠. 이와 관련해서 제가 연구하는 분야는 기업혁신이거든요.
혁신도 여러 가지로 정의될 수 있겠지만, 저는 그래도 혁신 분야 내에서도 기술혁신과 관련된 연구에 관심이 있습니다. 기업이 무언가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는 환경에 맞게 기업이 변할 수 있는 역량이 갖춰져야 할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기업이 ‘잘’ 변하고 ‘상황에 맞게’ 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방법 중에 하나가 혁신이라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연구자가 아닌 일반 사람들이 혁신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과론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즉, 혁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지만 그것이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지거든요. 달리 말하면 그만큼 혁신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고요. 그래서 머릿속으로는 혁신을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혁신을 꺼리는 기업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점과 관련해, 저는 경영학 중에서도 특히 재무 관리 학문의 근간을 이루는 경영학적 문제인 대리 문제와 자금 조달 문제를 바탕으로 해결해 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혁신의 결과가 불확실할뿐더러 혁신을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경영자 입장에서는 선뜻 혁신에 뛰어들지 않게 되는 거죠. 혁신 실패 시에 자신의 커리어(career) 문제도 있을 거고요. 주주와 경영자 간의 대리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경영자가 혁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도록 또는 혁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만들어주는 장치들이 필요할 겁니다. 마찬가지로, 혁신이 갖고 있는 불확실성은 자금을 조달해주는 자금 공급자 입장에서는 자금 공급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라는 겁니다. 정리하면, 혁신이라고 하는 것 자체를 재무 관리에서 연구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재무 관리라는 분야가 바로 대리 문제와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문이라고 보거든요.
보다 구체적으로, 제가 이 연구단의 모토와 가장 적합하게 연구할 수 있는 분야는 환경 기술 관련 분야인 것 같습니다. 재무 관리가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 이 대리 문제와 자금 조달 문제 같은 것이 결국에는 환경 기술을 변화시킬 텐데요. 기업이 환경 기술을 창출하고 변화시키게 되면 기업이 환경을 열심히 보전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거고요. 주식시장, 국채시장에도 이러한 메시지가 전달될 겁니다.
최용득 교수
네 알겠습니다. 들으니까 지속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주인-대리인 관점이 흥미롭습니다. 말씀하신 것을 제가 잘 이해했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그러니까 지금 연구 주제 자체가 현재 ESG에서 논의되고 있는 탄소 배출권이라든가, 탄소 제로 사회로 나아가려고 할 때 기업이 어떻게 이 문제에 접근하느냐 하는 것이죠. 어떤 기업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최소화하거나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켜야 하죠. 그런데 이런 기술 개발과 혁신에 들어가는 큰 비용을 생각하면 어떤 경영자의 의지, 장기적인 관점의 노력이 필요한데, 이게 주주를 대신해서 경영하는 대리인 즉, 경영자 관점에서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에 주목하신 거네요. 주주가 주인이고 경영자가 대리인 맞죠?
임정대 박사
네, 주주가 주인이고 CEO는 대리인이죠.
최용득 교수
그런데 그 대리인인 경영자가 단기적인 관점에서의 성공을 넘어서 장기적으로는 뭔가 시간이 걸리고 불확실한 일에 위험을 무릅쓰고 거기에 뛰어들 것인가? 이런 주제에 천착해서 연구하신다는 말씀이네요. 아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연구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환경 기술이 어려운 기술일 것 같아요. 기존에 없었던 그런 기술을 새로 개발한다는 것은 아주 도전적이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문제니까요.
최용득 교수
김 박사님은 어떤 지속 가능한 기업 가치를 연구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김경애 박사
지속 가능성과 관련하여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현재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하여 소비자들의 인식을 측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기업 평판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연구단의 프로젝트는 제가 관심 있던 부분과는 차이가 좀 있지만,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가 관심 있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기업들은 ESG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ESG 평가는 기업의 활동에 대한 실제적 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가진 자료를 바탕으로 활동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ESG 경영의 각 요소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에게 주어진 몇 개의 정보들을 가지고 기업에 대해 인식을 합니다. 기업 정보를 갖춘 전문가들의 ESG 평가와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차이를 확인할 수 있을 텐데, ESG 요소 중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와 인식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죠. 실제 기업의 활동과 소비자의 인식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확인하는 것이 재미있는 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는 소비자의 심리적 소유입니다. 소비자가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해 심리적 소유를 하게 되는 메커니즘과 이러한 심리적 소유가 소비자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심리적 소유를 심리적 주인 의식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인사/조직 연구에서 많이 연구된 개념이었습니다. 저는 심리적 소유보다는 심리적 주인 의식이라는 표현이 더 정감있게 느껴졌는데 최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용득 교수
아, 심리적 소유감이요! 근데 심리적 주인 의식이 제품에 대한 것인가요? 아니면 기업에 대한 것인가요?
김경애 박사
제품도 브랜드도 될 수 있는데 대부분 지금까지는 브랜드에 관한 선행연구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기업에 대해서나 심리적 소유의식에 대해 다룬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있어 기업에 대한 소유의식이나 주인 의식이 높아진다고 했을 때 기업과 함께하려고 하는 어떤 마음이 생겨날 것 같아요. 그러니까 ‘기업과 나는 한 팀이다’라는 생각으로 이 기업을 위해서 물건을 더 많이 산다거나, 아니면 이 기업이 하는 사회적인 활동들에 대해서 소비자가 더 참여하는 행동적인 부분들을 끌어낼 것 같습니다. 마치 특정 기업이 자신의 기업으로 느껴지고, 자신이 소유한 것처럼 여기는 마음이 커지면, 그와 관련한 소비자의 행동이 발생한다는 부분에서 접근을 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심리적 소유의식을 갖게 되는 기업이 환경적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한다고 할 때 이에 함께 동참하는 소비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이죠.
최용득 교수
심리적 주인 의식(psychological ownership)은 또 주인-대리인 관점과도 연결되는 문제 같아요. 제가 알고 있기로, 원래 심리적 주인 의식에 대한 논의의 출발은 우리사주제(Employee Stock Ownership, ESOP)였어요. CEO에 대한 스탁옵션도 마찬가지고요. 주인이 아닌 대리인에게 어떻게 주인 의식을 가지게 할 것인지는 어려운 문제죠.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요? 주인이 아니므로 주인처럼 안되죠. 진짜 주인처럼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회사에서 진짜 주인처럼 생각하고 일을 하려면... 이 문제는 어떻게 보면 MZ세대를 관통하는 이슈 같아요. 일의 주인이 되려면 내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발언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하겠죠. 그렇게 할 수 있어야 주인이니까요.
김경애 박사
심리적 소유라고 하는 것을 개념적인 면에서 보자면, 사실은 자기가 물질적으로나 법적으로 소유하고 있지 않은데 마음으로 소유를 하는 거잖아요. 조직 구성원이 자기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가 비슷하다고 느끼거나 무언가 더 이루려고 하는 가치가 비슷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구성원은 거기에 스스로 더 많이 참여해야겠다고 결론을 내리거나 가는 길이 같다고 보면서 무언가 동일시하게 되는 거죠. 이런 부분을 통해서 움직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기업과 소비자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로, 기업이 소비자를 대신해서 해줄 수 있는 일들이 있잖아요. 환경에 대한 운동이나 캠페인을 하는 식으로 소비자들이 중요시하는 가치를 강조하거나 이들의 공감대를 더 일으키면, 이 심리적 소유라고 하는 것이 소비자에게는 비슷한 공감을 갖게 되는 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관련 행동을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만약 기업이 환경에 관한 캠페인을 했을 때 소비자가 진정성 있는 캠페인으로 느끼고, 그 캠페인이 성공했을 때 참여했던 소비자들이 어떤 가치나 성과의 존재를 경험하게 되면 이 소유의식이 더 증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용득 교수
두 분의 말씀을 듣고 보니,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위한 혁신은 뭔가 함께 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네요. 경영자, 구성원, 고객 모두 뭔가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야만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으로 저는 정리했습니다. 관련하여, 임 박사님의 생각을 좀 더 듣고 싶습니다.
임정대 박사
저 같은 경우 연구단에 들어와서 처음에 한 작업이 한국 기업들의 특허 출원에 관한 연구였어요. 기업이 특허 출원으로 특허 등록을 하면 그것을 일반 기술이나 환경 기술로 구분하거든요. 그래서 이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이 환경 기술 특허 등록에 대해 주식시장 내 투자자들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지 혹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지에 관한 부분을 먼저 연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ESG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생각해 보면 이 특허 등록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있죠. 그런데, 한번 짚어보고 싶은 것은 ESG에 대한 반응과 환경 기술 특허에 대한 반응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에 관한 것입니다. 만약 반응에 차이나 갭이 있다면 ESG 평가가 진짜 환경을 생각한 평가이고 반응인지 우리가 확인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비교를 통해 투자자들이 환경 기술을 개발 특허라는 결과와 ESG 점수에 어떻게 반응할까? 이런 것들을 확인하고 싶어요. 실제로 미국에서 ESG Innovation Disconnect이라는 연구가 이제 막 시작되었어요.
최용득 교수
그럼 만약에 갭이 있고 그 방향성에 대해 예상한다면요? 즉, 기술 혁신에 대해서도 별로 반응이 없고 ESG 리포트에 주식시장이 더 크게 반응한다면 어떤 시사점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임정대 박사
그러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업으로서는 굳이 자기들이 환경 기술 개발을 하지 않고, 다른 기업들에 대신 개발을 요청하는 식으로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용득 교수
그러면 임 박사님은 어떤 가설을 갖고 있나요?
임정대 박사
저야 기술 혁신이 더 나은 반응과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죠. 사실 궁극적인 제 연구 주제는 기술을 위한 시장이 갖춰져야 한다는 점이에요. 즉, 기술을 진짜 말 그대로 사고파는 시장이 갖춰지는 것, Market For Technology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ESG 논의는 모두 대기업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그들만의 리그인 것 같아요. 그런데 만약 환경 기술을 위한 시장이 갖춰진다면, 중소기업들도 기술을 만들어 대기업과 거래할 수도 있으니 모든 기업들이 환경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죠.
최용득 교수
기술 특허 시장이 없나요?
임정대 박사
아직 그런 시장이 없죠. 지금처럼 시장이 없는 상황에서는 이 기술을 이용하려면 특허료를 내고 기술을 이용해야 해요. 그런데, 만약 앞서 말씀드렸던 시장이 형성되었을 때, 중소기업 같은 경우 환경 기술을 개발해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면 시장에서 특허를 판매할 수 있는 거죠. 필요한 기업 입장에서는 그 특허를 사면 돼요. 사실 시장이 형성되면 제일 좋은 것은 수요와 공급이 생기게 되고, 수요가 생긴다는 말은 결국 기술이 좋아야 사는 거잖아요. 그럼 결과적으로 기술의 퀄리티도 높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죠.
최용득 교수
앞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결과가 나오면 공유해 주세요. 이번에는 김 박사님께 여쭐게요. 연구 주제를 아까 쭉 얘기해 주셨어요. 기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평판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조금 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경애 박사
네, 기업 평판 연구에 주된 초점을 두고 있어요. 곧 실사에 들어가기 직전이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측정했던 평판 측정 도구들을 살펴보고, 이 중에서 지속 가능성과 연결해서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관련된 부분들을 측정할 수 있는 것들을 추출하고 있습니다.
최용득 교수
지표를 만들었군요?
김경애 박사
네. ESG 평가를 기반으로 해서 소비자들이 해당 기업에 대해서 실제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경제적 책임을 얼마나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자 합니다. 좀 더 설명해 드리자면, 이 지표는 ESG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포함되는데 기업의 ESG 평가와 관련된 항목들과 연결하여 소비자들은 어떻게 평가하며 인식하고 있는가를 측정하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도 함께 측정됩니다. 브랜드 자산이나 브랜드 평판을 측정하는 도구 중에 브랜드 개성이나 이미지가 포함됩니다. 조사 범위가 기업 브랜드이기 때문에 기업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측정하는데 기업 브랜드 이미지로 따뜻함과 능력을 포함하였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측정되는 변수들은 원인과 결과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기업에 대한 인식적 부분을 측정할 수 있는 변수들이라 여기고 측정하려고 합니다. 125개 정도 기업을 대상으로 측정하고 지속적으로 자료를 축적해 나갈 예정입니다.
최용득 교수
다음으로 김 박사님과 이야기 나누고 싶은 게 있는데요. 소비자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을 더 좋아하고 그 가치를 함께 하고 싶어 한다는 전제가 맞나요? 이런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 진짜로 고객이 거기에 열광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경영자도 많거든요.
김경애 박사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대다수에게 매력적이지 않더라도 정말 수요가 있는 집단이 존재하면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요가 있는 작은 집단에 의해서 그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알려지게 되면 다른 수요도 생겨나게 되지요.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대해 별로 관심 없었는데 열광적인 다른 사람들이 보니까 관심을 두어야 할 것 같고 꼭 봐야할 것 같이 되는 것처럼 그 흐름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아닌가 합니다.
지속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를 70~80년대부터 했지만, 지금에서야 사람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처음 그 중요성을 강조하던 사람들의 활동으로 점점 많은 사람이 이것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그와 관련한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죠.
제가 한번은 ‘노 임팩트 맨’이라는 책을 읽은 후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는 일회용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살아보는 도전을 일주일 정도 했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소비자들은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려고 할 때 너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포기하게 되죠. 그런데 이런 노력을 기업이 도와준다면요? 즉, 쉽게 할 수 있도록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기업이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소비자들은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겠죠. 케이크 가게가 하나 있는데 그 케이크 가게는 고객들이 케이크를 주문해서 가져갈 때 일회용 상자로 포장을 해 주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케이크를 담을 그릇을 가져오게 합니다.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오는 소비자들이 있을까 싶지만, 환경에 해가 되는 쓰레기를 버리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그 케이크 가게로 몰려가게 되는 거예요. 맛있는 케이크를 자기가 중요하게 여기는 환경적 가치를 지키면서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작은 수요지만 이게 번지고 번지면 큰 수요가 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을 기업에서 포착을 하는 것 같아요.
제품의 용기 사용에 있어서도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거나 혹은 일회용품을 사용하더라도 다회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용기를 제공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용기를 기업이 만들고 싶어서 만들었다기보다는 소비자들이 그런 것들을 원하기 때문에, 또는 소비자들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이해해서 만든 것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MZ세대에 대해서도 언급하셨는데 그 세대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MZ세대에 대한 학교 교육과 관련이 있었던 것 같아요.
Z세대 같은 경우에는 학교 교육에서 우리 사회의 환경적인 자원들이 모자라는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나 후대의 사람들한테 우리가 넘겨줄 수 있는 게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강조한 교육을 받았거든요. 저희 세대의 경우를 보더라도 중요한 사회적, 환경적 문제로 산성비를 다뤘었습니다. 그래서 산성비가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이자 아주 중요한 문제로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최용득 교수
그러면 두 분은 지속가능 사회적가치 교육 연구단에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임정대 박사
저는 한국에서 지속 가능 관련 연구에 있어서 전남대가 최고가 되도록 일조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에 대해 알려줄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어요. 김경애 박사님이 전공하고 계신 마케팅과 비교해 보자면, 재무관리 분야에서 ESG 또는 환경을 생각하게 된 것은 시작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투자자들이 환경 또는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쏟지 않는 기업에는 투자를 안 하려고 하니까요. 그래서 재무관리를 연구하고 계신 많은 연구자 입장에서는 ESG 또는 환경에 대해 투자자들로부터의 압력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면이 많죠. 투자자들로부터의 압력에서 비롯된 사회적ㆍ환경적 인식을 기업이 떠안고 이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즉, 내부화: internalization) 상당한 수준의 비용이 필연적으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사회적 책임 또는 환경적 책임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ㆍ환경적 인식에서 비롯되는 외부성을 기업이 어떻게 내부화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가 연구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연구하게 될 이 환경 혁신이라는 것은 결국 투자자들로부터의 압력에서 온 환경적 인식을 기업이 환경 기술 개발과 같은 환경 기술 혁신이라는 장치를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유인이 무엇인지, 또는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인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춘다는 겁니다.
최용득 교수
제가 정리를 하자면, 임 박사님은 우리 연구단이 추구해야 할 여러 가지 사회적 가치가 있는데, 그중에서 기업의 환경에 대한 기술혁신에 초점을 두고 계신 거라고 생각됩니다. 김 박사님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소비자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조화롭게 기업 경영과 연결할 수 있느냐를 문제로 보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런 환경 기술혁신을 기업 차원에서 굉장히 노력해야 하지만 이 노력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국가나 사회의 역할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임정대 박사
이게 환경 기술 같은 경우는 다른 기술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정부가 환경 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 제로를 하겠다고 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도 가만히 있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동시에 정부는 환경 기술 개발 지원을 통해 기업에 모티브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역할도 필요합니다. 기업이 당장 기술을 개발할 여력이 안 될 수도 있으니까, 일차적이더라도 정부가 지원을 통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베이스 정도는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용득 교수
혁신, 특히 환경 기술 개발은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성에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기업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겠네요.
김경애 박사
제 개인적인 목표는 이 연구단에서 살아남는 겁니다. 제가 지속 가능해야 될 것 같아요.(다 같이 하하하)
최용득 교수
연구원으로서 개인적 지속 가능성 말씀이시죠? 어떻게 보면 이 지속 가능성의 문제는 개인에게도 중요한 화두인 것 같아요. 자신의 앞날과 관련된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기업의 어떤 지속 가능성이나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면, 개인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내가 속한 교육 연구단의 지속 가능성까지 그 고민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 같아요. 저는 학교에 있으니 대학의 지속 가능성도 중요한 고민의 주제입니다.
김경애 박사
사실, 지속 가능성에 관한 연구 범위가 정말 넓은데요. 그러므로 아까 지속 가능성의 정의에 대해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우리 연구단 구성원들 각자의 역할 속에 잘 접목해서 지속 가능성과 연결된 연구들을 함께 해나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연구단 프로젝트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가 마무리되면, 그 조사 결과를 가지고 BK 연구단과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연구 계획을 세울 예정입니다.
그리고 더 큰 화두는, ESG 경영이나 사회적 책임 활동과 같은 것을 항상 이야기하지만, 말로만 하면 안 된다는 게 마케팅에 있어서 가장 큰 시작점일 것 같아요. 소비자들은 그 기업을 믿는 것 같지만 바로 돌아설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마케팅이라고 하는 게, 기업이 스스로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알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기업이 소비자와 함께 변화를 만들 수 있다거나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알리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기업은 소비자를 이해하고 소비자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기업의 경영자들이 소비자들의 모든 말 한마디를 그냥 놓치거나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관심을 많이 더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기업이든 사람이든 어떤 일을 지속적으로 하면 사람들은 더 신뢰하잖아요. 사회구성원으로서 이 기업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여길 수 있는 역할을 기업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게 큰 활동이 아니고 작은 활동이라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용득 교수
여기서 인터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두 분 연구원님과 함께 우리 지속가능 기업가치 교육단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