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작은 AIMS의 임상개발팀 양혜경 Expert와 함께합니다. 인터뷰 내내 양혜경 Expert의 치명적인 매력과 다양한 경험이 매우 흥미로웠는데요,
AIMS에서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Q
AIMS의 든든한 양혜경 Expert, Ellie 안녕하세요!
AIMS 첫 뉴스레터 인터뷰이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뉴스레터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리며, AIMS Expert로 합류하시게 된 계기가 특별히 있었을까요?
A
안녕하세요. AIMS 임상개발팀 양혜경입니다.
저는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에서 근무하다가 2016년경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 이직했습니다. 식약처에서 의사 임상심사위원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시작할
때였고, 미리 근무하고 있던 동기의 소개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임상심사위원은 주로 임상시험계획서를 검토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규제적인 관점에서 임상시험을 접하게 되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때에 연구자임상시험이나 상업임상시험 등을 수행하기는 했지만, 규제 기관 reviewer의 입장에서 임상시험을 바라보는 관점은
또 달랐습니다. 제 전공분야를 넘어서 다양한 질환과 새로운 종류의 치료제들을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고, 식약처에 재직하던 5년간 많이 배우고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검토하는 여러 서류들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개발 과정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AIMS 한승훈 교수님을 통해 AIMS라는 회사를 소개받고 1여년간 이직을 고민하다가, 더 늦기 전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어 2022년도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Core Expert라고 불러주셨는데, 저의 경력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매우 짧습니다. 더군다나 한 가지 영역, 한 가지 물질을 수년간 연구하고
개발해 온 경력은 아니라서 expert라는 단어가 무척 어색하고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꾸준히 발전해나가 expert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Q
내과 전문의로서 역시 다채로운 이력을 갖고 계십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AIMS에서 Expert로 활동하고 계신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초기 연구자였던 시절의 연구과제들입니다. 은사이신 내분비내과 지도교수님과 함께 당뇨병 치료를 위한 췌도이식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내분비연구팀과 소동물, 비글견, 영장류 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임상에서는 뇌사자분의 췌장에서 췌도를 분리하여 당뇨병 환자분께 이식하는 동종
췌도이식도 몇 건 진행했습니다. 동종 췌장은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고, 췌장에서 췌도세포를 분리하는 과정 또한 까다롭기 때문에 국내에서 동종 췌도이식을 진행하는
병원은 두세 곳 정도입니다. 또한 확보한 췌장의 상태도 매번 다르기 때문에, 양질의 췌도세포를 다량 분리하는 실험법을 세팅하기 위해서 지도교수님 그리고
내분비연구팀과 함께 많은 밤을 지새우며 시행착오를 반복한 끝에 성공적으로 임상 췌도이식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동종 캡슐화 췌도이식이라는 새로운 연구자 임상시험을 계획하였는데, 국내에서는 한 번도 진행되지 않은 임상시험이었습니다. 캡슐화
췌도이식은 췌도 세포를 작은 캡슐로 둘러싼 뒤 당뇨병 환자분에게 이식하는 치료법입니다. 캡슐이 immune-barrier의 역할을 하므로, 통상적인 동종
췌도이식 때 필요한 면역억제제를 투여하지 않아도 되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과학적인 근거 마련을 위해 많은 연구와 고민을 하였는데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새로운 형태의 임상시험을 규제 기관으로부터 승인받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이 임상 연구가 식약처의 승인 대상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라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알아봐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이식은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서 다루고 있고, 국내에서는 뇌사자 장기로 연구를 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식약처뿐만 아니라 관련 여러 부처를 오가며 동종 캡슐화 췌도이식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에만 몇 년이 걸렸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임상시험계획서 승인을 위한 절차에 대해 제가 잘 몰랐고 어떻게 알아가야 하는지도 몰랐던 때라 주변에 묻고 물어 정보를 얻었습니다. 국내에서 앞선
연구자나 개발자가 있어 그대로 따라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절차/규제적인 문제 혹은 과학적인 고민거리에 대해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함께 고민하고
안내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습니다. 실무를 하면서 의학적인 부분 이외의 개발 절차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부딪혀봤던 첫 프로젝트라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난 1년간 AIMS에 근무하며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건수가 아직 많지는 않지만, 여러 개발자들께서 과거의 저와 비슷한 심정으로 찾아오시는 것 같습니다.
의뢰자들께서 공유해 주시는 그간의 연구 자료에서 깊은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년간 직접 연구하신 결과물과 그 방향성에 대해 저희가 같이 고민하고
길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AIMS 내부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종합한다면 규제/품질/비임상 그리고 임상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개발 과정에 도움을 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국내외 제약회사/바이오텍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오시면서 개발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부족하거나 꼭 필요하다 판단하신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요,
임상개발 Expert로서 개발 과정에서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A
개발 초기부터 최종 개발 단계를 고려한 최종 그림을 그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간단하고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어찌 보면 개발 초기에 생각하기에는 상당히 이르다고 느끼실 만한 말씀인 것도 같습니다.
TPP (Target Product Profile)와 CDP (Clinical Development Plan)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초행길을 운전하기 전에 보통 내비게이션을 켜거나, 하다못해 지도라도 한번 보고 가지 않습니까? 길도 모르고 대충 어디 근처로 가야겠다고 마음만 먹어서는 구체적인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원하는 목적지에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서 도착하기 위해서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그리고 개발 과정 중에도 TPP와 CDP를 확인하고 재정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신약개발 과정 혹은 제약업계에 관심 있어 하는 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A
대학병원에서 환자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다가, 식약처로 이직하여 2-3년 되던 해까지 진로에 대한 고민이 늘 있었습니다. 이대로 진료에서 멀어져도 되는 것인지
걱정이 되었고, 내분비내과 관련 신약이 발 빠르게 출시되고 있는데, 진료현장에서 환자들의 feedback을 경험할 수 없으니 반쯤 죽은 지식인 것은 아닌지
불안했습니다. 혹시라도 다시 진료현장으로 돌아갔을 때, 과연 진료를 할 수 있을 것인지도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임상의로 진료를 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훨씬 즐겁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약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의사의 수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이유로, 진료 현장을 떠나 제약업계에 첫 발을 딛고자 고민하며 연락하는 분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의과대학과 수련과정을 거쳐 저희가 배우고 경험한 대부분의 내용이 임상 진료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지만, 조금만 시야를 돌려보면 신약개발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새로운 도전에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좋은 경험과 즐거움으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