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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칼럼

잘 논다는 것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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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방법

자녀가 잘 놀고 있는지 궁금하신가요? 잘 논다는 것은 놀이성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놀이성이란 영유아가 놀이과정에서 신체적 자발성, 사회적 자발성, 인지적 자발성, 즐거움의 표현, 유머를 발현하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1 신체적 자발성

영유아가 놀이할 때 정적인 것보다는 동적인 것을 좋아하고, 신체를 적극적으로 많이 움직이며, 신체 기관 간의 협응도 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영유아에게 “가만히 앉아서 놀아라! 뛰어다니지 마라! 돌아다니지 마라!”라고 지시하시는 것은 놀이의 본질과 교육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부모님께서 즐겁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 줄 때, 영유아의 몸이 건강하게 자라날 뿐 아니라, 신체적 자발성도 함께 자라나게 됩니다.

2 사회적 자발성

영유아가 놀이하는 동안에 다른 영유아의 접근을 쉽게 받아들이고, 협동적으로 놀이하기를 즐기며, 장난감을 기꺼이 공유하고, 친구를 쉽게 사귀는 것, 즉 놀이 상황에 쉽게 끼어들어 함께 노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외동이 많습니다. 형제가 없는 아이는 부모에게서 놀이에 필요한 사회성을 배워야 합니다. “OO놀이 할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라는 놀이 노래를 부모로부터 경험한 아이들은 또래와의 놀이상황에서 그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만으로도 놀이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나랑 같이 놀래? 나도 같이 놀고 싶어! ~한 다음에 나랑 놀자! 너도 같이할래? 너도 이 놀이 하고 싶어? 그래, 내가 조금 기다릴게...”등의 사회적 언어를 가정에서 배운 영유아는 놀이 집단에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습니다.

3 인지적 자발성

영유아가 놀이할 때 자기 주도적으로 놀면서, 사물의 용도에 대한 고정관념 없이 자유롭게 상상하며 독특한 놀이방법을 창안할 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바꾸어 가면서 놀이하고,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영유아에게는 고가의 교재교구보다 주변의 잡동사니들이 더욱 재미있고 창의적인 놀잇감이 될 수 있습니다. 신문지, 보자기, 양말, 두루마리 휴지, 바구니, 상자, 풍선, 이불, 베개, 방석 등은 놀이과정에서 영유아에게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자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해주기 때문입니다.

요즘 부모님들은 놀잇감은 사주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가정에는 지나칠 정도로 많은 장난감과 책들이 있습니다. 특히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한 교구를 자녀가 자발적으로 가지고 놀지 않을 때 부모님들은 아이의 발달이 뒤쳐질까 교구가 무용지물이 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놀이를 강요하기도 합니다.

이와같이 해야 한다고 강요된 놀이는 진짜 놀이가 아니라 숙제로 인식되기 때문에 아이는 놀이의 즐거움을 모르는 아이, 놀 줄 몰라 친구와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놀이 자체를 거부하는 아이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님들은 “엄마랑 이 놀이 하자! 이걸 하면 머리가 좋아진대. 너 이거 얼마나 비싼 건줄 알아? 너 이거 안 가지고 놀면 OO에게 갖다준다. 엄마 하는 걸 잘 봐, 이건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라는 말로 자녀에게 놀이를 강요하거나 놀이의 즐거움을 빼앗아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4 즐거움의 표현

영유아가 놀이하는 동안 활기차고, 놀이를 즐거워하며, 놀이하면서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혼잣말을 하거나,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놀이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놀이를 잘하는 영유아는 칭얼대지 않고 종알거립니다. 그리고 끊임없는 질문을 쏟아내며 세상에 대한 궁금증과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님들은 자녀의 종알거림에 대해 응대하다가도 빨리 지치면서 금세 무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순간 아이들의 종알거림은 칭얼거림으로 바뀌어버리고 맙니다.

부모님이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들의 즐거움에 공감해 줄 때, 아이들은 표현의 즐거움을 경험하면서 자신감과 표현력, 공감 능력을 기르게 됩니다.

5 유머의 발현

영유아가 놀이하는 과정에서 장난기를 보이고, 우습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즐기며, 익살부리기를 좋아하고, 놀이친구의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공감하며 잘 웃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모님들은 자녀가 놀이과정에서 하는 우습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대해 공감적 경청을 하면서 “ ~했어?”라며 아이가 하는 말을 그대로 반복하여 말해주거나, “~했겠다!”라며 아이의 감정에 대해 공감을 표현해 주고, “~하면 좋겠어?”라며 아이의 생각을 지지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영유아들의 상상적 이야기는 허황된 것이 아니라 창의의 씨앗이므로, 부모님은 진정성 있는 청자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영유아가 잘 놀았는가에 대한 평가는 놀이결과물이 아니라, 놀이과정에서 영유아가 경험한 것, 즉 영유아가 내적동기에 의한 자발적인 놀이선택과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었는지, 영유아가 놀이를 즐거워하며 행복해했는지, 영유아가 놀이에 몰입할 수 있었는지, 관계에 기초하여 잘 소통하며 놀이할 수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부모님들이 영유아기 놀이의 교육적 가치를 바르게 인식하고, 영유아 놀이의 지킴이가 되어주시기를 소망합니다.

  • 글. 총신대학교 교수
    허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