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e-야기

육아칼럼

내 아이가 살아갈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

우리는 하나뿐인 지구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간다. 그런데 그 지구가 점점 살기 힘든 곳으로 변하고 있다. 매일 쏟아지는 환경 뉴스에 나오는 가뭄, 홍수, 폭염, 한파, 지진, 산불, 태풍 등 자연 재해, 기후위기는 매년 점차 심해지만 한다. 쓰레기 오염, 자원 부족, 에너지 요금 인상 등 ‘더 살기 나쁜 지구’의 문제가 이제는 우리 가족의 삶 또한 힘들게 하는 요즘이다. 이 지구를 떠나 어딘가 새로운 행성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모든 환경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만한 과학기술이 개발되지 않을까, 막연한 상상으로는 도저히 우울한 오늘을 벗어나기 어렵다. 더욱이 점점 나빠지는 지구 환경 소식을 들을 때마다 우리 아이가 살아갈 나날은 얼마나 더 심각해질지 가늠도 잘되지 않는다.


“왜 이렇게 환경이 나빠졌어?”라고 해맑게 묻는 아이에게 답을 하는 것도 참 머쓱할 정도로, 우리는 그간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지구와 환경을 참 잊고 살아왔다. 이 지구를 언제나 인간이 마음껏 쓰고 버려도 되는 것처럼, 오늘의 문제를 내일로 미뤄왔다. 우리 어른들의 일상 속 행동이 지금의 지구를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 어른들의 변화가 지금 필요하다. 그간의 우리의 삶의 방식이 지속 불가능한, 파멸로 향해왔다면, 이제는 그 방향을 지속 가능하고, 생태적인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아이들도 살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 작지만 큰 실천을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하나 우리 집 관리비 내역서, 꼼꼼히 읽어보자!

우리 집은 지난달 전기 요금이 얼마나 나왔는지, 사용한 수돗물 사용량은 얼마인지 관리비 상세 내역을 꼼꼼히 읽어보자. 우리 집과 같은 면적의 다른 집들과도 비교할 수 있고, 또 작년에는 얼마나 사용했는지, 어떤 달에 가장 관리비가 비쌌는지 차분히 읽어보자. 얼마만큼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음식물 쓰레기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우리 집이 쾌적하게 지내기 위해 얼마나 돈이 드는지도 점검해보자. 관리비 내역을 통해 우리 집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생활 속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계산할 수 있다.

산책하면서 쓰레기를 줍자!

우리 가족이 함께 산책하기 좋아하는 산, 공원, 하천을 우리 손으로 깨끗하게 관리해보자. 아이와 함께 남이 버린 쓰레기를 한번 줍는 것이 ‘쓰레기 버리지 말자’라고 여러 번 교육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또 우리 동네에 좋아하는 장소를 아이와 직접 관심을 가지고 쓰레기 줍기 활동을 하는 것은 훌륭한 환경 교육이 된다. 어떤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지, 얼마나 오래된 쓰레기인지,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이와 이야기 나눠 보자. 쓰레기에 적힌 날짜를 확인하면 얼마나 쓰레기가 오래가는지, 올바른 분리배출이 필요한지 환경 교육이 술술 풀린다.

‘다 먹었어요!’, 빈 그릇 인증 사진 찍기!

우리가 매일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는 약 4백 7십만 톤(2020년)이다. 그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매년 약 8천억 원이 필요하다. 먹지 않고 버려지는 먹거리를 생산, 유통, 조리하는데 들어간 자원이 함께 버려진다. 아깝게 버리는 음식이 없도록, 먹을 수 있는 만큼만 덜어서 먹고, 조금 부족하게 주문하자. 맛있는 음식의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깨끗하게 다 먹은‘빈 그릇’사진도 찍어보자. 식당이나 배달 음식을 잘 먹었다는 리뷰 사진으로 올리면 어떨까? 남김없이 깨끗하게 먹는 습관, 빈 그릇 사진 찍기로 만들어보자.

우리의 작은 실천으로 세상의 모든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조금 더 지속가능하고, 생태적으로 바뀔수록 아이가 누릴 수 있는 미래의 선택은 늘어날 수 있다. 이 지구가 더 살기 나빠지기 전에, 소소하더라도 실천을 시작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낫다. 아이와 함께 살아갈 내일을 위해 오늘, 지금, 뭐라도 실천하기 시작하면 분명 변화는 생긴다. 인류와 지구의 미래는 지금 우리 손에 달려 있다.1)


1) UN 총회 결의문, 「우리 세계의 전환: 2030 지속가능발전 의제」 서문 중

  • 글. 『제로 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나는 윤리적 최소주의자, 지구에 삽니다』저자
    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