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8일 영유아 교육‧보육 사무를 관장하는 정부 부처를 교육부로 일원화하는 정부조직법이 개정되었으며, 2024년 6월부터 보건복지부의 영유아 보육 업무가 교육부로 이관되어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수십 년 동안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이원화되어 있던 영유아 보육·교육기관들을 통합해서 2025년부터 새롭게 하나의 유아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학부모님들은 영유아기 자녀를 유아교육기관에 보내게 될 때 통합시스템을 이용하여 집에서 가까운 기관을 편리하게 검색하고 원하는 기관을 신청하며, 영유아는 어느 기관을 이용하든 동일한 교육과정을 통해 놀이와 배움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생애 출발점부터 모든 영유아에게 질 높은 교육·보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영유아가 중심이 되며, 영유아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유보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아이행복자문단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에 덧붙여 영유아의 행복과 건강한 성장‧발달을 위한 첫 번째 유아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유보통합의 방향이 어떻게 전개되어야 할지 의견을 피력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국의 어느 유아교육기관을 이용하든 영유아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환경적인 측면이 보다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 유아교육기관의 영유아 1인당 공간을 보다 넓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아동 1인당 면적 기준 개선) 하며, 친환경적인 자재로 영유아의 건강과 안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좁은 교실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교사 1인당 담당 아동 비율을 낮추고 영유아와 함께 생활하는 교직원들을 위한 휴게공간 및 연구공간 또한 확보되어야 한다. 그리고 바깥놀이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자체 놀이터를 구비하거나 지역사회에 영유아가 안전하게 놀이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교사 1인당 아동 비율 축소는 영유아의 안전과 교사의 근로 여건 개선을 위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인데, 서울시에서 2021년 1년 동안 '어린이집 교사 대 아동비율 축소 시범사업'을 통해 그 효과가 증명되었다. 교사 대 아동비율이 축소되면 안전을 기본으로 하는 놀이 중심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해진다. 조막래․김송이의 서울시 어린이집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 시범사업 효과 분석(서울시여성가족재단, 2021)에 의하면, 교사 1인당 담당 아동 수 축소로(0세반은 3명에서 2명, 3세반은 15명에서 10명) 영유아와 교사 간 상호작용이 증가하고, 영유아의 요구에 대한 교사의 대응 속도가 빨라졌으며, 부모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더불어 교사들의 직무 스트레스와 신체 피로도가 개선되었고, 어린이집 안전사고는 평균 75.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둘째, 전국의 어느 유아교육기관을 이용하던 영유아에게 동일한 양질의 교육 경험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동일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되 기관의 특색을 반영하여 다양한 놀이 경험이 가능하게 해야 하며 적절한 교육과정 운영 시간이 지난 방과 후에는 영유아가 다양한 체험활동과 예체능 활동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통합 유아교육기관의 교사에게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경험, 학력 등의 자격 요건을 현직 유아교육·보육교사의 현재 수준과 비교해서 부족한 부분이 충족될 수 있도록 교육·훈련 기회를 제공하거나 교사 각자가 스스로 자격 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사가 영유아와 즐겁게 소통하고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사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영유아가 놀이를 주도하고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사의 놀이지원 역량 강화를 지원하여야 한다. 영유아는 자유로운 놀이를 통해 자신의 잠재능력을 발휘하고 창의력이 신장하며 전인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
셋째, 미래 인적자원인 영유아의 건강하고 행복한 유아교육기관에서의 경험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는 영유아에 대한 지원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저출생이 갈수록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는 앞으로 태어날 영유아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태어난 영유아를 건강하고 안전하며 행복하게 성장·발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유아가 어느 유아교육기관에서든 질적으로 우수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하며, 양적 질적으로 영유아의 발달연령에 적합한 급간식을 제공받아야 하고, 다양한 놀이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교육시설 및 설비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영유아 발달 시기의 초기 투자가 이후 투자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우리나라 모든 영유아가 초기 교육기관에서 안전하고 행복한 배움이 시작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유보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