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도부터 결성되어 운용된 “엔젤투자매칭펀드” 사업이 결성 펀드의 집행이 거의 완료됨에 따라, 이제 그 소임을 다하고, 사업종료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2018년도 전문개인투자자로서 등록을 처음 시작할 때, 이러한 좋은 제도를 조금 더 일찍 알게 되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매우 컸었습니다.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에서 첫 단추를 끼우며 가장 높은 위험도를 감수해야 했던 개인엔젤투자자들에게는 엔젤투자매칭펀드야 말로 개인엔젤투자자 뿐 아니라, Seed 단계의 스타트업 기업들에게도 가장 든든한 봄날에 단비 같은 제도적 장치였다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엔젤투자 현장에서 엔젤투자매칭펀드가 조금은 지역적 관점일 수 있지만, 투자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보는 것은 향후 새로운 정책 수립에 거울이 될 것 같아 잠시 수고해 보겠습니다.
첫째, 지금과 달리 엔젤투자 제도가 활성화되기 전, 매칭펀드 투자 집행을 위하여 마련한 여러 규정은 엔젤투자의 표준적 지표로 활용되었습니다. 엄격한 자본금 가장 납입에 대한 규정, 대표이사의 실질적 지분율, Post Value 70억 이하 등, 초보 엔젤투자자들이 투자를 집행함에 있어서 기업들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작용하였습니다. 돌이켜 보면, 엔젤투자자에게 제약을 가하는 규정이 아니라, 오히려 엔젤투자자를 보호하는 규정이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둘째, 투자자와 기업이 – 특히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를 아직 경험하지 못한 기업 – 미팅을 시작할 때, 투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시발점으로서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제도로서 ‘엔젤투자 매칭펀드’라는 제도가 있으니, 그 제도를 잘 알아보시고, 먼저 학습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문엔젤교육은 아니더라도, 꼭 적격엔젤교육은 수강해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Valuation 개념도 이해 못 하셨던 대표님들이 지금은 Series B 투자를 준비하는 분들을 보면서, 매칭펀드가 끼쳤던 선한 영향력이 컸는지 실감하고 있습니다.
셋째, 전문개인투자자와 엔젤투자매칭펀드가 공동으로 한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투자기업에게는 외부적으로 최소한의 신뢰성을 부여했습니다. 전문개인투자자가 투자를 집행했으니, 사업성에 대한 기본적 검증이 완료되었다는 뜻이며, 엔젤투자매칭펀드가 회계 실사를 통한 재무적 검증을 완료했으니, 재무적 흠결 사항은 없고, 이후, 매년, KVIC의 감사보고를 받아야 하니, 대표자가 회계적으로 도덕적 해이의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겠구나 라는 최소한의 신뢰성을 부여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전문개인투자자로서 엔젤투자매칭펀드의 소진에 따른 사업종료가 매우 안타깝지만, 또 새로운 제도를 준비 중이라고 하니, 또 다른 기대가 있습니다. 전문개인투자자들은 기업이 가장 취약한 시기에 가장 큰 위험을 감수하고 극초기 기업에 투자하여, 우리나라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를 발전시킨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정책 당국에서는 이러한 전문개인투자자들이 더욱더 엔젤투자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