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기술원 모빌리티조명연구센터 ㅣ 주재영 책임연구원 / 공학박사
정부와 기업은 규제를 강화하고, 직원에게는 헌신을 요구하지만 그만한 보상이나 성장의 기회는 충분하지 않다. 시장은 이미 임금만으로 직원과 동료를 묶어두기는 어렵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창업기업, 투자자, 개인 모두에게 더 이상 올바른 답을 주지 못한다.
우리가 속한 조직이나 기업에 헌신한다고 해도, 개인의 번영이나 기업의 성장 모두 쉽게 보장되지 않는 시대다. 많은 이들이 규제, 시장 리스크, 사회적 시선 등의 장벽에 부딪혀 플랜 B를 실현하지 못한다. 특히 지역 스타트업과 엔젤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현실적인 해법이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정책이나 지원방식으로는 한계에 부딪힌다. 미래를 준비하려면 각자 스스로 변화의 길을 개척하고, 지역의 새로운 창업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은 ‘시장 적응형 인재’로 성장해야 하고, 기업은 더 이상 직원의 성장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변화에 둔감한 기업은 결국 더 혁신적이고 저렴한 해외 기업에 자리를 빼앗기게 된다. 국내 산업과 지방 경제가 이런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15년간 우리가 꿈꿨던 미래가 이미 현실이 되었듯, 앞으로 15년 뒤를 위해 지금 준비해야 한다. 안락함에 머물기보다는 생태계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할 시점이다. 모두가 창업이나 혁신을 택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두려움에 머무는 이들이 많다. 가족, 조직, 그리고 안정에 대한 집착이 도전을 막기도 한다.
글로벌 경제는 EU의 통합, 미중 협력 아래 저물가 시대와 탄탄한 공급망을 경험했으나, 최근에는 미국의 보호무역 등 녹록치 않은 변화를 맞고 있다. IT 및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저임금 위주의 아시아식 성장모델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 이전을 통해 성장해왔지만, 이는 국내 노동시장 축소와 지방경제의 침체라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창업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으며, 자본시장 변화·기술투자를 통한 미래 대비가 필요하다.
한국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수도권 집중화 문제다. 지방 창업이 활성화되어야 지방 소멸을 막고, 지역 경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별도의 투자재원, 세제 혜택 등 독자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지방 스타트업 육성은 신시장을 개척하고, 장기적으로는 지방경제의 위축을 늦춰주며, 한국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지역의 혁신생태계를 위해서는 과감하게 낡은 규제를 철폐하고, 공공 부문에서도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공공자본은 아직 변화에 소극적이고, 중앙의 제약과 법률적 간섭에 얽매여 있다. 최소한 지역 창업과 혁신을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하고 열정적 지원과 자유로운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 연구자, 공공기관 종사자 등도 이해충돌방지법에 과도하게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중앙정부의 지나친 통제보다는 지역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작은 변화부터 실천해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혁신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각자의 성장과 도전, 우리만의 창업 성공사례가 하나하나 쌓여 나가는 것, 그것이 지역 창업 생태계에 필요한 새로운 로맨스이자 미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