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젤투자협회 김채광 부회장

코로나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6월 말 현재 천만 명 이상의 확진자와 5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호흡과 접촉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급속도로 확산되는 감염의 공포는 비대면의 인간관계가 접촉 중심의 인간관계를 급속도로 대체하면서, 우리에게는 사람간의 접촉이 극히 제한되는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몇 년 전에 빌게이츠가 말한 ‘인류의 삶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핵전쟁이 아니라 바이러스’라는 예언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의 대유행으로 인한 충격 속에서 ‘언텍트 현상’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디지털 혁신이 가지고 올 미래의 세계 질서와 국가의 역할에 있어서도 더 빠르고 더 다각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질서에 대한 모색은 지능정보기술이 요체인 4차 산업 혁명을 빠르게 진전시킬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로 더욱 가속화된 4차 산업 혁명의 진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며, 특히 창의성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혁신가들이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신기술 기반의 창업을 통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인프라 조성이 절실하다.

기회의 창이 열리는 4차산업 혁명의 새로운 시대에는 규모의 경제보다는 혁신적인 개술을 개발하고 급변하는 시장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속도와 유연성을 갖춘 스타트업 주도의 혁신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청년 실업과 저성장, 양극화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는 관건은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나고 잘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인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창업생태계는 최근 5년간 괄목하게 성장하여 벤처 인증기업이 3만7천여 개(2018년), 투자회수 규모도 2조7천억(2018년)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고 있으며, 엔젤투자 또한 정부의 각종 지원에 힘입어 ‘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왔으며 ’18년에는 5천억 원을 초과하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양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향후 한국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서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 또한 양적인 면에서 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주요 스타트업 국가인 미국이나 중국의 환경과 비교해 볼 때 글로벌화 측면, 투자 유치 수준 등에서 크게 못 미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들의 M&A나 IPO를 통한 자금회수 빈도가 극히 저조한 환경은 창업→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창업생태계의 선순환구조를 가로막고 있으며,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의 선순환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성장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이 중견·대기업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성장하고, 대기업 또한 스타트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혁신 할 수 있는 기회를 증대시켜 줄 수 있는 투자와 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벤처투자 재원의 다양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함께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참여 없이는 M&A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여,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투자에 참여하여 ‘개방형 혁신’을 추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기업벤처캐피탈(CVC) 등의 활성화를 통하여 민간기업의 자본이 벤처투자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 경험이 재창업의 자산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 안전망, 초기투자에서 스케일 업 투자까지 연계될 수 있는 투자네트워크, 스타트업이 기술개발에 필요한 양질의 기술 인력이 생태계로 유입될 수 있는 인력 인프라, 선별은 시장의 민간 전문가에 맡기고 정부는 지원만 하는 시장 친화적 지원정책체계 등이 조성되면, 코로나 대유행의 위기 속에서 앞 당겨진 디지털 미래의 세계에서 새로운 선진국으로 부상하는 대한민국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