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Insights
혁신성장 M&A 수단으로서의 기업인수목적회사 발전 방향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연구위원
김갑래 연구위원
고령화 및 저성장으로 인한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내 혁신기업의 육성 및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혁신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의 생애주기별 다양한 금융지원이 필요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해당기업에 대한 사모투자, 상장, 인수합병(M&A) 등이 이루어지게 된다. 국내 M&A 시장은 매년 양적인 확대를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혁신성장을 위한 질적 고도화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우리 자본시장에 제도적으로 정착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SPAC)를 혁신기업 M&A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도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벤처투자촉진법안의 논의 과정에서, 벤처캐피탈의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활성화 방안 등을 정책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현 시점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의 기본개념과 특성을 고찰하고, 미국 SPAC 시장의 현황을 살펴본 후, 국내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국내 혁신성장 M&A 활성화를 위해 의의가 큰 것으로 사료된다.
기업인수목적회사란 기업합병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하여, 공모방식으로 주권을 발행하여 투자자를 모집하고, 발행 주권을 주식시장에 상장한 제도화된 백지수표회사(blank-check company)이다.1)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는 투자자 모집 후 기업인수 또는 해산시까지 공모자금을 안전하게 예치 또는 신탁하고, 스폰서(발기인), 경영진 등이 합병을 위한 대상회사를 발굴하여, 주어진 기간 내에 주주총회에서 기업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투자절차로 이루어진다. 기업인수목적회사는 기업공개(IPO) 및 상장을 통해 투자자금을 모집하고,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가 유망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하는 투자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IPO의 특성과 M&A의 특성을 동시에 지닌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기업인수 실패시 공모가 수준의 투자원금과 일정 수준의 이자까지 보장되고, 기업인수 성공시 주가 상승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투자로 볼 수 있다. 증권사도 기업인수목적회사의 발기인으로 참여함으로써 자기자본투자, M&A 등 투자은행(IB) 업무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오늘날 혁신성장의 정책기조 하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의 효용은 자본시장 경기상황에 큰 영향이 없이 우량 비상장혁신기업에게 상장 기회를 제공하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IPO 시장에 비해 M&A 시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자본시장에서 이러한 기업인수목적회사의 순기능은 더욱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 SPAC 시장은 2007년 정점을 찍은 이후로 2009년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 SPAC 투자구조가 개선되고 사모펀드업계에서 SPAC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점차 시장이 회복되어 2017년 이후로 다시 활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고무적인 사실은 초창기 SPAC이 장외시장(OTC)이나 비주류 장내시장인 AMEX에 주로 상장되었으나, 2012년 이후로 NYSE, NASDAQ 등 주류 장내시장에 상장되면서 대형화되었다는 점이다. 아래 표는 2004년 이후 기업공개된 미국 SPAC의 현황을 보여준다.
Source: SPAC Research & Dealogic
미국 SPAC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금융투자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금융전문가들이 속속 SPAC 경영진에 참여하는 상황은 미국 SPAC 시장이 질적으로 성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SPAC은 IPO 시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함과 동시에 M&A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이후 많은 혁신기업들을 인수·합병하여 NASDAQ과 NYSE에 상장시킴으로써, 혁신기업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SPAC Data에 따르면, 2003년 이후로 총 355개의 SPAC이 상장되었는데 이 중 대상기업을 물색하거나(72건) 주주총회 승인을 앞두고 있는 (12건) SPAC을 제외하고, 185개의 SPAC이 기업인수에 성공하고 86개의 SPAC이 기업인수에 실패하였다.(2019년 6월 27일 현재)
2010년 기업인수목적회사가 한국거래소에 처음 상장을 시작한 이후로, 공모건수가 꾸준히 유지되고 합병성사 건수가 늘어나면서,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에 대한 자본시장의 관심과 기대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딜규모 면에서 미국과 큰 차이가 있고, 미국 SPAC의 Burger King 인수와 같이 산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딜(deal)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국내 기업인수목적회사의 공모규모는 100억원이 대다수인데, 미국 SPAC의 공모규모는 일반적으로 2,000억원이 넘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미국 SPAC의 평균 공모금액은 2016년 2억6천9백2십만달러, 2017년 2억9천4백7십만달러였다. 이러한 공모규모의 차이는 M&A를 통한 유망 혁신기업 상장 효과의 차이로 이어진다.
국내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시장이 양적으로 성장하고 질적으로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제완화가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제도적으로 미국 SPAC은 국내 기업인수목적회사에 비해 자금모집 및 인수·합병에 있어 유리하다. 미국 SPAC은 발기인(스폰서)의 자격요건 제한이 거의 없으며, 주식과 동시에 신주인수권(warrant)도 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스팩에 비해 자금조달이 용이하다. 또한 M&A를 함에 있어서도, 합병 이외에 다양한 기업결합 방식을 사용가능하며 기업인수에 대한 주주총회 승인 요건도 매우 완화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 SPAC과 같은 수준의 규제 완화는 국내 상법 개정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입법적 논의와 절차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내 상법상 신주인수권의 독립적 발행이 금지되어 있고 합병이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 활성화만을 위한 신속한 법령개정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결국 혁신성장 시대에 M&A 활성화를 위해 기업인수목적회사를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는, 벤처업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M&A 참여 및 투자자 기반의 기관화를 정책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의 성패는 인수대상기업 산업부문에 관한 경험과 지식(sector expertise)을 갖춘 전문가들의 역량에 크게 좌우된다. 따라서 기업인수목적회사 발기인에 벤처캐피탈리스트 등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 및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금융투자업계과 벤처캐피탈업계의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소관 부처의 칸막이 행정문화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국내 기업인수목적회사는 투자자 기반이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개인투자자 위주이기 때문에, 투기적 성향이 크며 해외에서 유례없는 합병 관련 공시전 주가 이상급등 현상을 보인다. 이러한 주가 이상급등은 합병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주가가 이상급등한 기업인수목적회사의 경우, 실질적 기업가치인 순자산가치 및 상장프리미엄에는 변동이 없이 형식적 기업가치인 시가총액만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인수대상기업은 주가가 고평가된 상대방 회사와 합병비율산정에서 손해를 보는 합병을 꺼리게 된다. 또한 합병 공시전 주가가 이상급등한 경우,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합병 관련 공시전 주가가 이상 급등한 경우 일반투자자에 대한 경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투자자 기반을 기관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현 시점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의 기본개념과 특성을 고찰하고, 미국 SPAC 시장의 현황을 살펴본 후, 국내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국내 혁신성장 M&A 활성화를 위해 의의가 큰 것으로 사료된다.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의 기본개념과 특성
기업인수목적회사란 기업합병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하여, 공모방식으로 주권을 발행하여 투자자를 모집하고, 발행 주권을 주식시장에 상장한 제도화된 백지수표회사(blank-check company)이다.1)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는 투자자 모집 후 기업인수 또는 해산시까지 공모자금을 안전하게 예치 또는 신탁하고, 스폰서(발기인), 경영진 등이 합병을 위한 대상회사를 발굴하여, 주어진 기간 내에 주주총회에서 기업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투자절차로 이루어진다. 기업인수목적회사는 기업공개(IPO) 및 상장을 통해 투자자금을 모집하고,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가 유망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하는 투자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IPO의 특성과 M&A의 특성을 동시에 지닌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기업인수 실패시 공모가 수준의 투자원금과 일정 수준의 이자까지 보장되고, 기업인수 성공시 주가 상승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투자로 볼 수 있다. 증권사도 기업인수목적회사의 발기인으로 참여함으로써 자기자본투자, M&A 등 투자은행(IB) 업무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오늘날 혁신성장의 정책기조 하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의 효용은 자본시장 경기상황에 큰 영향이 없이 우량 비상장혁신기업에게 상장 기회를 제공하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IPO 시장에 비해 M&A 시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자본시장에서 이러한 기업인수목적회사의 순기능은 더욱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 SPAC 시장의 현황
미국 SPAC 시장은 2007년 정점을 찍은 이후로 2009년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 SPAC 투자구조가 개선되고 사모펀드업계에서 SPAC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점차 시장이 회복되어 2017년 이후로 다시 활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고무적인 사실은 초창기 SPAC이 장외시장(OTC)이나 비주류 장내시장인 AMEX에 주로 상장되었으나, 2012년 이후로 NYSE, NASDAQ 등 주류 장내시장에 상장되면서 대형화되었다는 점이다. 아래 표는 2004년 이후 기업공개된 미국 SPAC의 현황을 보여준다.
<표 1> 2004년 이후 미국 SPAC 현황
연도 | NASDAQ | NYSE | AMEX | 장외시장 | ||||
---|---|---|---|---|---|---|---|---|
건수 | 금액($mm) | 건수 | 금액($mm) | 건수 | 금액($mm) | 건수 | 금액($mm) | |
2004 | 12 | $483.3 | ||||||
2005 | 6 | $734.0 | 22 | $1,381.6 | ||||
2006 | 20 | $2,675.4 | 19 | $879.6 | ||||
2007 | 50 | $10,952.0 | 16 | $1,115.5 | ||||
2008 | 1 | $55.0 | 1 | $253.0 | 10 | $3,350.6 | 5 | $183.9 |
2009 | 1 | $160.0 | 1 | $36.0 | ||||
2010 | 2 | $110.0 | 6 | $393.5 | ||||
2011 | 6 | $477.0 | 10 | $633.3 | ||||
2012 | 9 | $492.5 | ||||||
2013 | 10 | $1437.3 | ||||||
2014 | 11 | $1709.7 | 1 | $35.0 | ||||
2015 | 20 | $390.2 | ||||||
2016 | 13 | $349.9 | ||||||
2017 | 25 | $6,509.8 | 8 | $3,341.3 | 1 | $256.7 | ||
2018 | 34 | $6,354.3 | 11 | $4,320.1 | 1 | $70.0 | ||
합계 | 132 | $18,045.7 | 20 | $7,914.4 | 88 | $18,038.7 | 92 | $5,141.7 |
미국 SPAC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금융투자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금융전문가들이 속속 SPAC 경영진에 참여하는 상황은 미국 SPAC 시장이 질적으로 성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SPAC은 IPO 시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함과 동시에 M&A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이후 많은 혁신기업들을 인수·합병하여 NASDAQ과 NYSE에 상장시킴으로써, 혁신기업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SPAC Data에 따르면, 2003년 이후로 총 355개의 SPAC이 상장되었는데 이 중 대상기업을 물색하거나(72건) 주주총회 승인을 앞두고 있는 (12건) SPAC을 제외하고, 185개의 SPAC이 기업인수에 성공하고 86개의 SPAC이 기업인수에 실패하였다.(2019년 6월 27일 현재)
국내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의 발전 방향
2010년 기업인수목적회사가 한국거래소에 처음 상장을 시작한 이후로, 공모건수가 꾸준히 유지되고 합병성사 건수가 늘어나면서,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에 대한 자본시장의 관심과 기대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딜규모 면에서 미국과 큰 차이가 있고, 미국 SPAC의 Burger King 인수와 같이 산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딜(deal)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국내 기업인수목적회사의 공모규모는 100억원이 대다수인데, 미국 SPAC의 공모규모는 일반적으로 2,000억원이 넘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미국 SPAC의 평균 공모금액은 2016년 2억6천9백2십만달러, 2017년 2억9천4백7십만달러였다. 이러한 공모규모의 차이는 M&A를 통한 유망 혁신기업 상장 효과의 차이로 이어진다.
국내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시장이 양적으로 성장하고 질적으로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제완화가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제도적으로 미국 SPAC은 국내 기업인수목적회사에 비해 자금모집 및 인수·합병에 있어 유리하다. 미국 SPAC은 발기인(스폰서)의 자격요건 제한이 거의 없으며, 주식과 동시에 신주인수권(warrant)도 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스팩에 비해 자금조달이 용이하다. 또한 M&A를 함에 있어서도, 합병 이외에 다양한 기업결합 방식을 사용가능하며 기업인수에 대한 주주총회 승인 요건도 매우 완화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 SPAC과 같은 수준의 규제 완화는 국내 상법 개정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입법적 논의와 절차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내 상법상 신주인수권의 독립적 발행이 금지되어 있고 합병이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 활성화만을 위한 신속한 법령개정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결국 혁신성장 시대에 M&A 활성화를 위해 기업인수목적회사를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는, 벤처업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M&A 참여 및 투자자 기반의 기관화를 정책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의 성패는 인수대상기업 산업부문에 관한 경험과 지식(sector expertise)을 갖춘 전문가들의 역량에 크게 좌우된다. 따라서 기업인수목적회사 발기인에 벤처캐피탈리스트 등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 및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금융투자업계과 벤처캐피탈업계의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소관 부처의 칸막이 행정문화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국내 기업인수목적회사는 투자자 기반이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개인투자자 위주이기 때문에, 투기적 성향이 크며 해외에서 유례없는 합병 관련 공시전 주가 이상급등 현상을 보인다. 이러한 주가 이상급등은 합병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주가가 이상급등한 기업인수목적회사의 경우, 실질적 기업가치인 순자산가치 및 상장프리미엄에는 변동이 없이 형식적 기업가치인 시가총액만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인수대상기업은 주가가 고평가된 상대방 회사와 합병비율산정에서 손해를 보는 합병을 꺼리게 된다. 또한 합병 공시전 주가가 이상급등한 경우,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합병 관련 공시전 주가가 이상 급등한 경우 일반투자자에 대한 경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투자자 기반을 기관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1) 기업인수목적회사가 집합투자기구의 적용을 배제받기 위한 요건에 관하여, 자본시장법시행령 제6조제4항제14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