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ineering-Medicine
research collaboration

4D Flow MRI를 활용한 경동맥 혈류역학 연구를 위한
의학과 공학의 협업

송시몬 · 한양대학교 기계공학부

공동연구 배경

순환기의공학회에서 뉴스레터를 새롭게 개편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반가웠습니다. 뉴스레터에 공학과 의학이 융합된 연구를 소개하고 싶다는 김현진 교수님의 부탁을 받고 고민이 많았지만, 지나온 연구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내 보자는 생각으로 글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순환기의공학회의 인연은 2012년 하계 학술대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MRI를 이용한 유동가시화 기술, 즉 4D Flow MRI 기술을 저희 연구실에서 막 개발하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그림 1). 이듬해 순환기의공학회 총무이사로 활동하면서 학회와의 관계가 깊어졌습니다. 당시 저는 혈류역학을 연구하고 싶었는데, 우리 학회가 혈류역학 분야의 학문적 기반을 다지기에 매우 좋은 공간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림1 유동가시화 기술로서 4D Flow MRI의 우수성

4D Flow MRI에 대해 자신감을 가진 2016년 여름 즈음에 순환기의공학회 이사였던 중앙보훈병원 흉부외과 김두상 박사님께 공동연구를 제안드렸고, 김 박사님께서는 경동맥 내막절제술 전후의 혈류역학 변화에 대해 함께 연구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공동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고, 같은 해 서울대 보라매병원 신경외과 이상형 교수님께서도 큰 관심을 보이시며 연구에 합류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세 사람의 공동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연구의 주요 성과와 방향

연구 초기에는 3D 프린터로 제작한 팬텀을 통해 경동맥 내막절제술 전후의 혈류역학적 변화를 분석하고, 패치 사용 유무에 따른 혈류역학적 차이를 상세히 조사했습니다. 이 연구는 2019년 Scientific Reports에 “Patient-specific Hemodynamics of Severe Carotid Artery Stenosis Before and After Endarterectomy Examined by 4D Flow MRI”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습니다(그림2). 연구를 진행하며 4D Flow MRI 기술이 환자 맞춤형 심뇌혈관 질환 진단과 치료에 큰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다만, in vivo로 4D Flow MRI를 적용할 때 발생하는 공간 해상도의 제약이 wall shear stress(WSS)와 oscillatory shear index(OSI)와 같은 중요한 혈류역학적 파라미터의 분석 정확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도 발견했습니다. 이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Reynolds resolution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고, 2019년 Medical Image Analysis 저널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습니다(그림 2). 이 논문은 현재의 MRI 공간 해상도로는 WSS와 OSI 분석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4D Flow MRI 분야에서는 다소 실망스런 결과였습니다.

그림2 4D Flow MRI 실험 구성
그림3 Reynolds resolution 개념

문제가 파악되면 해결방법을 반드시 찾아내는 것이 공학입니다. 우리가 4D Flow MRI의 공간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MRI 하드웨어 연구를 할 수는 없지만, 굳이 WSS나 OSI와 같은 혈류역학 파라미터만 고집할 이유도 없습니다. WSS나 OSI처럼 공간 해상도에 취약한 혈류역학 파라미터 말고 공간해상도 의존성이 낮은 그러면서도 WSS나 OSI를 대체할 수 있는 혈류역학 인자들을 발굴하는 연구를 이상형 교수님과 김두상 박사님과 함께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얻게 된 연구 결과는 순환기의공학회 하계 및 동계학술대회에서 지속적으로 참가자들과 공유하며 연구의 깊이를 더해 갔고, 2021년 동계학술대회에서 고려대학교 신세현 교수님을 비롯한 많은 학회 참석자들로부터 대규모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제안받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감사하게도 2022년 한국연구재단의 ICT 융합 선도연구센터(ERC)에 선정되어, “스마트 혈류역학 지표 기반 실시간 정밀의료 플랫폼 연구센터”라는 이름으로 4대 주요 동맥 질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림 4). 여기서 4대 주요 동맥 질환은 관상동맥 협착증, 경동맥 협착증, 복부대동맥류 그리고 마지막으로 뇌동맥류입니다(그림 5). 연구센터에서는 MRI, CT, 초음파 등 여러 영상 장비와 4D Flow MRI, Computational Fluid Dynamics(CFD)를 활용하여 각 질환에 대한 스마트 혈류역학 지표를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저희 팀은 경동맥 질환 연구를 중심으로 4D Flow MRI의 in vivo 적용 가능성을 확대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면 관계상 다른 팀들의 연구는 다른 기회에 소개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번에는 저희 팀의 공동연구를 조금 더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림4 스마트 혈류역학 지표 기반 실시간 정밀의료 플랫폼 연구센터의 연구 목표
그림5 4대 동맥 질환 및 선도연구센터 홈페이지 QR Code

연구팀 구성

저희 연구팀엔 저와 한양대학교 융합기계공학부의 강승민 박사후 연구원, 안돈관 석박사통합과정, 강민수 박사과정, 김준 석박사통합과정, 이성주 석박사통합과정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공동연구자로는 중앙보훈병원 흉부외과 김두상 박사님과 서울대 보라매병원 신경외과 이상형 교수님, 한양대병원 신경외과의 최규선 교수님, 한건희 교수님, 남민우 선생님이 in vivo 4D Flow MRI 연구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과 홍제형 교수님도 혈관자동분할, 기계학습 및 증강현실에 대한 공동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또한, 한양대 신경과 김영서 교수님과 고려대 기계공학부 유재영 교수님은 경동맥 웹에 대한 공동연구를, 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양동현 교수님은 복부대동맥 질환에 4D Flow MRI의 높은 신뢰성을 적용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4D Flow MRI에 발생할 수 있는 노이즈를 제거하는 필터 기술을 개발하여 올해 Physics of Fluids에 “Denoising four-dimensional flow magnetic resonance imaging data using a split-and-overlap approach via singular value decomposition”이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게재하였습니다(그림 6). 향후에는 이렇게 개발된 혈류역학 분석 결과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홀로렌즈 같은 증강현실 장비와 결합하여 3차원적으로 보여주는 스마트 혈류역학 증강현실 플랫폼 기술을 선보일 계획입니다(그림 4).

그림6 Sample of denoising velocity vectors

맺음말

순환기의공학회는 공학자와 의학자가 힘을 합쳐 심혈관 질환 연구를 한층 발전시키는 귀중한 장이 되어 왔습니다. 저희 연구팀이 4D Flow MRI를 활용하여 이루어낸 연구 성과는 경동맥을 비롯한 다양한 심혈관 질환 진단과 치료의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공학과 의료의 융합을 통한 정확한 진단 및 치료 솔루션 개발에 큰 의미가 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이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학문적 성과를 계속해서 넓혀 나가고자 합니다. 순환기의공학회가 국내외에서 공학과 의학의 공동연구를 이끄는 중심이 되어, 심혈관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