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실학자 – 빙허각 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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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박물관은 빙허각 이씨憑虛閣 李氏(1759~1824)를 이달의 실학자로 선정하였다. 빙허각 이씨는 일상생활과 가정에서 힘써야 할 여인들의 역할을 중심으로 [규합총서閨閤叢書]를 편찬하였다.

지은이 빙허각 이씨는 어려서부터 글재주가 뛰어나 ‘여사(女士)’로 일컬어졌다. 시동생인 서유구(徐有榘)는 형수에 대하여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으로 묘사하였고, 남편 서유본(徐有本)은 그녀와 함께 시를 짓거나 학문을 토론하기도 하였으며 둘의 관계를 ‘지우(知友)’로 평가하였다. 서유본은 부인이 독특한 방법으로 빚어준 백화주(百花酒)를 좋아했고, ‘규합총서’라는 이름을 직접 지어주었다.

「규합총서」는 가정에서 필요한 지침을 5개 부분으로 나누어 엮은 가정학 총서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옛 사람들이 말하기를 ‘총명이 무딘 글만 못하다’고 하였으니, 그러므로 적어 두지 않으면 어떻게 잊을 때를 대비하고 일처리에 도움이 되리오. 그래서 나는 모든 글을 보고 그 가장 요긴한 말을 가려 적고 혹 따로 나의 소견을 덧붙여 선별하여 다섯 편을 만든다”라고 하며 편찬 취지와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규합총서]는 옛 글에서 필요한 것을 찾아 모으고 인용한 책의 이름까지 밝혔으며, 자신이 체득한 부분과 견해를 합하여 분야별로 모아 였어 총서의 체제를 갖추었다.

이 책은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의 이해를 돕고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을 중심으로 여성의 지식과 교양을 넓히는데 목적을 두었다. 한글로 표기되어 여성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한 것 또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총서(叢書)의 방식을 갖추어 서명응(徐命膺)부터 서유구까지 이어지는 달성(達成) 서씨(徐氏)의 가학(家學) 특징을 보여주는 것으로 실학적 의미가 찾아진다.


서유구의 기록에 의하면, 빙허각 이씨는 [빙허각시집憑虛閣詩集] 1권, [규합총서] 8권, [청합박물지淸閤博物志] 5권 등을 지었다고 한다.

글. 김형섭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