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옆 행사

글. 홍가인(홍보담당)

 
실학박물관이 위치해 있는 조안면 마제(능내리 다산유적지)에서 올해 29회를 맞는 남양주시의 큰 축제 다산문화제가 열렸습니다. 다산문화제는 1986년 처음 개최된 이후 경기도 10대 우수축제로 선정되기도 하였고, 남양주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이렇게 큰 축제가 한마을에서 열리는데 가만히 있을순 없죠? 그래서 저 홍보담당이 3일동안 벌어지는 모든 재밌는 일들을 취재해 왔습니다!


첫날은 취타대를 선두로 남양주 주요 인사들과 유생들의 행렬이 다산문화제의 큰 막을 열었습니다. 신명나는 연주로 조안면 일대에 축제의 분위기와 기대를 높여 주었습니다. 다산유적지 광장에서 시작된 행렬은 배다리를 건너 다산 정약용 선생 묘소에 도착했습니다. 제례의식으로 헌화와 헌다례가 이어졌습니다.
 

취타대와 유생행렬

제례의식(헌화․헌다례)

 
정약용 선생의 7대 종손, 종부가 전통혼례 재현도 했습니다. 실제로 결혼 25주년을 맞이 했다고 하는데요, 혼례복을 입으니 영락없는 새신부, 새신랑 같죠? 두 분 모두 수줍어하는 모습에 전통행사가 실제 결혼식처럼 보였습니다. 다산문화제에 참여한 꼬마 친구들도 하객이 되어 주었어요. 신명나는 전통악기 연주와 함께 시작한 전통혼례는 많은 사람들의 축복속에서 근사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산유적지와 그 주변에서 준비된 많은 행사들이 진행되는 동안 실학박물관에서도 여러 체험행사들이 펼쳐졌습니다. 파격적으로 다산문화제 기간에는 무료입장을 했고, 떡메치기, 팽이, 굴렁쇠 등의 전통 체험도 준비했습니다. 문화제 3일 동안 약 3만명 정도가 실학박물관에서 재밌게 놀고 가셨다고 합니다.
 

다산문화제 기간에 실학박물관 앞마당 모습


전통체험(떡메치기)

전통체험(도장찍기)

 
둘째날은 첫째날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모였습니다 이날은 다산유적지에서 서예대전이 있었는데요. 조선시대 선비 옷을 입은 참가자들이 각자의 필체에 맞춰 주어진 문장을 써내려 갔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라 그런지 취재자의 본분도 잃어버린채 넋을 놓고 대회를 지켜봤습니다. 그 현장 사진으로 보시죠!
 

대한민국다산서예대전(휘호대회)

휘호대회 참가자 모습

 
이번 행사의 대표 프로그램인 외국인 과거시험 ‘조선으로 온 그대’ 취재도 갔었는데요 외국인 참가자 분들을 실학박물관 체험부스에서 먼저 본 터라 반갑기도 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모집한 참가자들은 선비 복장으로 환복하고, 과거시험을 봤습니다. 한국말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이라 정답으로 가는 길을 거의 다 알려주는 해프닝도 벌어졌습니다.
 

외국인 과거시험 ‘조선으로 온 그대’

 
행사장 곳곳에서는 조선시대에 들어선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돌아다녔습니다. 거지, 무당, 사또, 점박이(공개수배된 인물로, 잡아오면 현상금을 주는 이벤트를 했습니다) 등 분장을 한 백제예술대학 방송연예과 친구들이 행사의 재미와 맛을 풍부하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가장 우리의 눈길을 끌던 거지들을 인터뷰 했습니다.
평소 ‘거지’라는 직업에 대해 궁금점이 많았던 분들 주목해주세요! 다산문화제에 나타난 거지형제 직업인터뷰
바로 지금 나갑니다.

타령거지(왼쪽), 배운거지(오른쪽)

: 뉴스에 실을 질문 조금 할게요~ 거지는 보통 어떤일을 하나요?
타령거지(이하 타령) : 저희는 보통 구걸하는 일을하죠 이게 생업이니까

: 이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배운거지(이하 배운) : 다른 거지들처럼 저희는 원래부터 이런건 아니었어요. 단지 속세랑 단절되고 싶었어요 자유로운 삶을 원했거든요 이 직업 이전엔 공부도 하고 그랬는데, 그런게 영 맞지를 않더라구요 그런데 그때 배웠던게 지금 직업에 많이 도움이 되는거 같아요

: 일하면서 성취감이나 고충이 있나요?
타령 : 돈 들어올때가 제일 성취감이 크죠, 고충은 어린애들이 깡통 차버리고, 돈은 주지 못할망정 돈 훔쳐가고 그럴때가 힘들죠

: 거지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요?
타령 : 일단 뻔뻔해야돼요 노래 실력도 출중해야 하구요 (노래 한곡조를 그 자리에서 바로 뽑아주셨다.) 그래야 돈벌어 먹고 살거든요

: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배운 : 사람 많은 곳은 피하라! 사람이 많으면 많이 훔쳐가기 때문에 인파가 적당한 곳이 이윤이 잘 남는다.
타령 : 거지라는 본분에 맞게 자존심 같은건 버리고 하면 됩니다.
 

행사장에 온 거지라 그런지 흥도 많고, 적극적이어서 재밌는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날에는 체험행사 위주로 진행이 되었는데 특히 우리 박물관 부스는 문화제 기간 내내 인기여서 핀버튼 재료가 떨어질 정도로 성황리에 진행이 되었습니다.


 

실학박물관 야외부스

 
둘쨋날 비 소식이 들려왔지만 새벽에 조금 내리고 말아서 3일 모두 날씨까지 도와주는 즐거운 시간이 됐습니다.
이번 문화제에서는 몇가지 아쉬운점이 있었습니다.
먼저 먹거리가 많이 부족 하다는 것이었는데요!
축제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먹거리 또한 하나의 볼거리아자 즐길거리인데 다산문화제 주막은 가격, 양, 맛 어느 하나 만족 하기에는 부족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조안면 일대에는 훌륭한 경관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을 파는 곳들이 많아 기대감이 컸는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또, 재미있고 다양한 옛날 캐릭터들이 있는 부스를 인적 드문 곳에 배치해, 관람객들과의 접촉이 적었습니다. 출중한 연기자들의 기량이 너무나 아까웠던 3일이었습니다.
다산문화재는 돌아오는 2016년 30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조금 더 알차고 탄탄한 구성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지역축제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취재를 마무리 했습니다.
맨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