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어보

글. 정성희 학예연구사
 
 

실학박물관과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이 공동개최한 《택리지》 심포지엄이 2015년 10월 16일 금요일 13시부터 6시까지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 6층 첨단강의실에서 열렸습니다. <택리지>가 왜 그렇게 널리 읽히고 큰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한 다양하고 정확한 시각을 제공하고, 현재 백여 종 이상의 이본이 남아 있는 택리지의 힘든 정본 작업의 성과를 나누기 위한 자리로 마련된 이번 이번 심포지엄은 “사람과 땅, <택리지>가 그리는 인문지리”라는 주제로 양보경 성신여자대학 교수를 비롯하여 안대회 성균관대학 교수, 전종한 경인교육대학 교수, 이원호 국립문화재연구소 박사, 이도훈·김세호·임영길(성균관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등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주제 발표는 <택리지>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반성적으로 도출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역사지리학과 명승분야, 구비 문학의 관점 등 다양한 시각에서 택리지를 각각 분석해 내고자 하였습니다. 아울러 100여 종이 넘는 택리지의 이본(異本)들을 비교 검토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의 발표자인 성균관대학교 안대회 교수는 “다양한 지역 전설을 기록한 <택리지>는 구비 문학의 보고이고, 이중환은 구비

문학의 기여자이다.”라고 언급하며 <택리지>의 문학적 가치에 주목하였습니다. 주제 발표 뒤에는 김현영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이 좌장을 맡아 심도있는 종합토론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도출된 결과물은 ‘실학박물관 연구총서’로 발간해 관련 전문가 및 기관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며, <택리지>의 이본을 조사하고 연구한 “정본 택리지”도 곧 출간할 예정입니다.

 
 


실학자 이중환이 ‘살 만한 곳은 어디인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30여 년간 전국을 돌며 살아 숨 쉬는 우리 땅의 다채로운 진경을 기록한 책입니다. <택리지>가 조선후기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널리 그 가치를 인정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이중환이 “당신이라면 어디에 살고 싶은가?” 라는 질문을 설정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택리지>를 통해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택리지>는 몰락한 사대부가 서울을 벗어나 자신과 가족, 나아가 후손의 안녕까지도 유지하며 생존하기 위해서 어떤 거주지를 선택해야 옳은지 각 지역을 분석하고 취합한 지식을 조리있게 서술한 저술입니다. 사람이 사는 땅의 공간을 지리적 관찰의 물질적 대상으로만 간주하지 않고 인간의 삶이 숨 쉬는 곳으로 본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중환은 재종조부인 성호 이익으로부터 학문을 배웠으며 자연 환경과 인간 생활 방식간의 관계에 대해 오랜기간 연구하였습니다. 그가 30여 년간 전국을 답사하고 쓴 <택리지>는 18세기 정치, 경제, 사회, 교통, 국방, 풍수지리, 환경에서부터 각 고을의 인심과 풍속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이중환은 기존의 관찬 지리서와 달리 주관과 해석, 주제와 특정 기준에 따라 설명하여 인문지리학의 독자영역을 개척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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