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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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오덕환 부회장)

엔젤투자, 기본으로 돌아가자

강중길 회장 2000년대 인터넷버블이 터지면서 가까스롭게 명맥을 유지하던 엔젤투자가 정부의 엔젤투자 육성 정책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양적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창업기업에게는 엔젤투자가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단비와도 같은 역할임에도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활성화되지 못한게 사실이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엔젤투자 지원전략을 통해 많은 엔젤 투자자들과 함께 창업기업들에게 자금을 지원하여 기업활동을 촉진하고 육성하는 전략이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데이터상으로 엔젤투자 지표는 지난 5년간 큰 양적 성장 (2015년말 현재 엔젤클럽 146개사, 투자기관 21개사, 그리고 등록된 가입자가 약 9,500명이다. 또한 매칭펀드 조성금액은 2011년 100억을 시작으로 2015년 출자 누계액이 1,920억원이며 매칭금액은 430건에 535억원임) 을 하였으나, 2000년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이 이루어져야한다. 단기간의 업적을 위해서는 먼저 양적인 성장이 필연일수는 있으나 이를 질적 개선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그동안 쌓아올린 노력과 자원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엔젤투자자들이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궁극적인 결과는 투자수익이다. 투자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투자금 지원과 함께 창업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내가 가진 모든 자원을 지원하여 성장시켜야만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 자금만 지원한다고 해서 기업이 성장할 수 있겠는가? 마치 어린아이를 키우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예컨대 엔젤투자자로서 역할은 나의 사회경험을 통해 축적된 업무지식, 소통 기술, 네트웍 역량 등을 후배 창업가에게 전수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창업가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조언, 그리고 사업가로서 성장하도록 멘토링이 있어야겠다. 엔젤투자는 비교적 장기간을 요하며 단기간의 투자수익 기대는 요원할 것이다. 투자수익을 올리는 주변의 투자자들을 보더라도 피투자 업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지대함을 알 수 있다.

엔젤투자자들의 전문성 또한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겠다. 창업기업 발굴부터 투자, 육성, Exit의 단계로 생각해보자. 투자는 내가 잘 알고 관심이 있으며 향후 투자 수익이 예상되는 분야에서 이루어진다. 만일 내가 알지 못하고 오직 투자 수익에만 관심이 있다면 어느기업에 투자하여, 무엇을 도와줄 것이며, 어떻게 투자 수익을 올리겠는가? 혹시 주변의 달콤한 유혹이나 정보에 의지하여 투자한다면 과연 수익을 얻을 수 있겠는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100% 불가능하다. 따라서 적어도 엔젤투자자라면 관심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하겠다. 전문성이 없다면 전문 투자집단과 함께하여 전문성을 키우거나 아니면 투자해서는 안된다.

최근에 구글의 딥마이드가 개발한 알파고와 이세돌 바둑기사의 세기 대결에 이목이 집중된바있다. 구글이 영국의 DeepMind Technologies를 2014년에 합병한 사례를 살표 보고자한다. 딥마인드 테크롤로지사는 2010년9월 영국 런던 에 3명의 공동 창업자들 (Demis Hassabis, Shane Legg and Mustafa Suleyman)이 설립한 회사다. 이들이 추구하는 기술은 신경망계와 Deep Learning을 결합시킨 AI관련 기술회사다. 단기간에 개발한 제품을 선보일 수 없기에 투자자들에게 관심 받기란 쉽지 않았다. 따라서 대표는 AI에 관심이 있거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투자활동을 하게되는데 Peter Thiel, Elon Musk, Scott Banister, Jean Tallinn 으로부터 60M Pound를 받게 되며 투자자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2014년 1월 $500M에 구글에 인수된다. AI의 시장 가능성을 파악한 전문적인 투자자 들이 참여하여 Exit을 함으로서 최대 10X 의 투자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투자수익 이외에 별다른 수익모델이 없는 엔젤투자자들은 장기간에 걸친 데스밸리를 거쳐야 투자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단지 자본 투자를 해놓고 수익이 나오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엔젤투자자 들이 이러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해서 안타깝다. 지금부터라도 관심있는 분야에 전문성을 키워서 자식 키우듯이 피 투자기업에 지극 정성으로 지원한다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다. 정부 및 엔젤 관련기관도 양정성장을 지양하고 준비된 엔젤들이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오 덕 환 (대표파트너, 서울네트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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