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연구원 | 이정호 수석전문위원

AI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전제 조건’이 되어버린 시대, 기업은 기존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 바로 AX(AI Transformation)와 마주하고 있다.
AX는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기업 전체의 운영 방식, 의사결정 방식, 생산 방식, 조직 구조를 AI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과거의 DX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업무 효율화’에 머물렀다면, AX는 AI를 중심축으로 기업 DNA 자체를 재구성하는 것에 가깝다. 따라서 AX는 시스템 도입이나 RPA 자동화와 같은 단편적 변화가 아니라, 기업 운영의 철학과 방향을 바꾸는 심층적 전환이다.
(표 1) AX 전환 개념도
AX는 크게 세 가지 핵심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AI 퍼스트 전략(AI-first strategy): 제품 개발, 마케팅, 고객 경험 등 기업의 주요 프로세스를 모두 AI 기반으로 설계한다.
둘째,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 구축: 경험적 판단 대신, 실시간 데이터와 정교한 예측 모델이 의사결정의 중심이 된다.
셋째, AI 내재화 조직(AI-native organization): 모든 부서가 AI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해, 기업 전체에 AI 활용 능력이 고르게 확산된다.
이러한 변화는 현재의 기업 환경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 과제이다. 시장은 이미 생성형 AI(Generative AI) 도입 가속화, 초거대 AI 모델 상용화, 클라우드 기반 AI 생태계 확장으로 인해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 이 환경 속에서 기업에게 AX는 ‘선택지가 아닌 생존 조건’으로 자리 잡는다.
AX 전환을 주저하는 기업의 대부분은 여전히 AI를 ‘단순 효율화 도구’ 정도로 인식한다. 그러나 AI는 이미 산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강력한 촉매제가 되고 있다.
산업별 확산 면에서 제조업에서는 예지보전(Predictive Maintenance)과 공정 최적화가, 금융에서는 초개인화 서비스가, 유통에서는 수요 예측과 자동 발주가, 교육에서는 개인 맞춤 학습 시스템이 이미 현실화되었다. 이제 AI는 경쟁력의 기준이 아니라 경쟁력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대안으로는 인구 구조 변화와 노동력 감소는 기업이 더 이상 ‘인력 확충’을 성장 조건으로 삼을 수 없게 만든다. 기업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계와 사람이 결합한 새로운 생산성 구조, 즉 AX 체계를 받아들여야 한다.
(표 2) 산업별 AI 활용 사례 인포그래픽
DX는 일상적인 업무의 디지털화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DX가 해결하지 못한 영역이 존재했다. 복잡한 문제 해결, 창의적 기획, 전략적 의사결정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으나, 생성형 AI와 고성능 추론 모델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영역마저 AI의 역할이 확대되었다.
따라서 기업이 DX의 연장선상에서 AI를 '덧붙여' 사용하는 방식으로는 AI 시대의 경쟁 우위를 얻기 어렵다. AX는 DX의 상위 개념이 아니라 DX를 흡수하고 확장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기업이 AI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AI 없이 버틸 수 있는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다.
AX는 기업에 다음과 같은 구체적이고 강력한 이점을 제공한다.
생산성 극대화 반복 업무 자동화, 고객 응대 자동화, 문서 생성 및 분석의 자동화는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기업의 제약이었던 ‘사람의 처리 능력’을 사실상 무력화하며 생산성의 한계를 돌파하게 한다.
경쟁 우위 강화 AX는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고객 경험을 혁신하며, 업무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게 한다. 또한 AI 기반 예측 능력은 리스크 대응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여 기업의 의사결정을 더욱 정교하게 만든다.
새로운 시장 기회 확보 AI 기반 신규 서비스, 데이터 비즈니스, 개인화 상품, AI 기반 스마트 팩토리 등 새로운 시장의 문이 열린다. AI가 기업의 핵심 역량 자체가 되는 구조에서는 기존에 불가능했던 비즈니스 모델도 현실성 있는 계획으로 전환된다.
AX는 기술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다. 기업 내부의 제도, 문화, 자본, 인력 구조가 함께 바뀔 때 비로소 실질적 전환이 가능하다.
인력과 교육 단순히 AI 전문가를 채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존 인력을 AI 활용 능력을 갖춘 인력으로 재교육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AI 윤리,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데이터 관리, 모델 해석 능력 등 폭넓은 기본 역량을 조직 전반에 확산해야 한다.
자본 조달 및 투자 AI 모델 구축, 인프라 도입, 클라우드 사용량 증가 등 AX 전환은 초기 비용을 요구한다. 따라서 기업은 단발적 프로젝트 예산이 아니라, AI 투자 항목을 중장기적 전략 예산으로 편성해야 한다.
클라우드 및 AI 플랫폼 활용 초거대 모델을 자체 구축하는 것은 중소·중견 기업에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업은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API 기반 모델 활용, AI 파운드리 생태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는 빠른 실험, 확장, 업데이트가 가능하여 AX 시대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
데이터 인프라 재정비 AI 역량의 핵심은 결국 데이터 품질이다. 기업이 AX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데이터 품질, 데이터 표준화,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재정비하는 작업이 필수이다.
(표 3) AX 전환 로드맵
AX 전환은 기술의 도입을 넘어 기업의 정체성을 새롭게 규정하는 과정이다. AI는 직원 몇 명의 업무를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라, 기업의 미래 방향을 재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간다.
성공적인 AX 전환을 위해 기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술 투자가 아니라 조직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AI를 ‘부가적 기능’이 아닌 ‘핵심 가치’로 받아들이는 순간, 기업은 자연스럽게 AI 중심의 업무 프로세스, 인력 구조, 의사결정 방식으로 진화하게 된다.
결국 AX 전환은 미래를 막연히 대비하는 전략이 아니라 변화의 중심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 조건이다. 기업이 지금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준비하는가의 여부가, 10년 후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업과 사라지는 기업을 가를 것이다. AI가 중심이 되는 새 산업 질서 속에서, AX 전환은 기업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전략적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