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교육연수원 교수 하영자
정유년 새 해가 시작된 지 두 달, 봄을 알리는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한 것을 보면서 빠른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 우리 연수원은 재미있고 의미를 주는 교육을 위해 그리고 교육현장의 변화를 디자인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 우리는 앞으로만 달리는 것을 잠시 멈추고 자신과 조직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아야 한다. 깊은 고민과 성찰을 동반하지 않으면 경쟁력은 없으며, 미래 세상과 함께 할 우리 아이들의 행복지수는 여전히 낮고 경쟁력이 아닌 경쟁심만 키워줄 수도 있다.

최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변화는 계절의 움직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래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교육의 변화에 대한 요구도 강해지고 있다.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 사회에서 교육 또한 동적 흐름(flow)이 강조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무원 교육에서도 공무원 인재개발법과 공무원 교육훈련지침이 개정되었으며 인사혁신처(2016)는 2017년 공무원 인재개발지침에서 4대을 제시하였다. 4대 전략은 올바른 가치관 확립, 직무전문성 제고, 경력단계별 맞춤형 역량 배양, 스마트러닝 기반 구축을 포함하고 있다. 이 중 스마트러닝 기반 구축은 자기주도학습 활성화, 학습조직화와 비정형학습 활성화, 이러닝과 학습 테크놀로지의 적극 활용을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하면서 새로운 교육의 변화와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과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발전, 그리고 교육에 거는 끝없는 기대감과 더불어 교육의 선진화를 앞세우는 교육정책들은 새로운 교육방법에 대한 연구를 핵심 영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제시된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사회에 급속한 변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기존의 스마트러닝 개념을 넘어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이 합세하면서 교육현장에서의 새롭고 다양한 교육방법을 고민하게 한다. 2020 미래교육보고서에서도 교육환경의 변화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여러 요소들 중에서도 특히 테크놀로지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우리나라 미래 전략을 분석한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자료에서는 미래 교육을 대표하는 핵심 단어로 개방형 학습, 인성과 창의성, 학점이수제와 학위, 평생교육과 함께 뉴미디어를 제시하였다.

미래 교육을 위한 인재개발을 디자인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요소가 융합이다. 왜냐하면 미래사회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융합과 통섭이며 따라서 교육현장에서도 융합적 접근은 필수적이다. 과거에 비해 새로운 지식의 창조, 지식의 융합, 쓸모없는 지식을 비워야 함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지식 채우기 중심의 주입식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인문학적 상상력,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우리 교육이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설정하고 수업혁신을 통한 미래 역량의 함양을 강조하고 있다. 2016년 11월 글로벌 인재포럼의 사전 워크숍에서도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으로 미래 사회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국가가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정서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하였다.

우리 사회가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맞고 있고 그 흐름을 거역할 수 없다면, 우리가 미래를 여는 교육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보다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교육의 전환점에 서 있다. 미래를 여는 인재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기 위해서는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재능과 잠재능력을 찾아주어 즐기게 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사한 모습을 만드는 획일화된 교육이 아닌 아이들이 다양한 끼를 발휘할 수 있게 하여 차별화된 모습으로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이 그들의 재능과 강점을 찾고 공부와 직업을 즐길 수 있다면 지금과 같은 비슷한 스펙 쌓기나 모두가 한 방향으로 입시 과목에만 매진하는 일은 없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 자아와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키워주고 자신의 삶에서 가치가 무엇인지 찾아보고 디자인하게 하는 일들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래 교육의 트렌드를 논하면서 실제적인 전략과 실행계획은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새로운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기존의 틀과 자신의 이익적 관점에 집착하고 있지 않은지, 미래 인재의 모습을 머릿속에서만 그리면서 우리 아이들을 위한 현장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지 않은지, 우리의 연수과정에서 그러한 자신들의 철학이 담기고 있는지 성찰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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