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과장 : 기타
(Fender Blacktop Telecaster HH Guitar)
언제부터 기타를 갖고 싶어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버지를 졸라 낙원상가에 기타를 사러 갔던 일은 기억이 납니다. "고2때였네요.
5살 많은 형 덕분에 어려서부터 가요나 팝송을 많이 들었고, 그룹사운드를 동경했던 아버지는 저에게 종종 대학가요제 CD를 사달라던가, 무슨 가수의 무슨 노래 좀 찾아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덕분에 노래를 참 많이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아버지와 형을 통해 알게 된 멋진 노래와 연주를 따라 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아니었나 싶네요.
대학교 밴드 동아리에서 좋아하는 곡을 직접 연습하고 공연도 하면서 한동안 즐겁게 지냈습니다. 대단히 재능이 있어서 곡을 써서 발표한다거나, 음악계에 뛰어드는 일은 없었지만, 독서나 음악 감상보다는 좀 있어 보이는 취미가 하나 생겼죠.
지금 가지고 있는 기타는 저의 여섯 번째 기타입니다. 유명 기타브랜드 펜더社의 텔레캐스터라는 모델이에요. 요즘 뜨고 있는 혁오가 쓰는 기타와 같은 모델이네요. 다만 미국산 오리지널은 매우 비싸기 때문에(150~300 만원 정도?) 저는 멕시코 태생의 저렴한 아이로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예전 동아리 친구들과 팀을 짜서 가끔씩 연습을 해요.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스타 한판 할까?” 하듯이, 당구치는 사람들이 “당구 한게임 칠까?”듯이, 저희는 “주말에 합주 한번 할까?”하고 모입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취미이기에, 저도 꾸준히 실력을 키워가면서 평생 취미로 삼을 예정입니다. 나중에 곡을 쓸 줄도 알고, 연주도 편안하게 할 정도가 되면 아내와 아이를 위한 노래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얄팍한 경력이지만, 악기를 취미로 즐겨보니 장점이 참 많더라구요. 악기를 취미로 삼는 것의 장점은, 일단 멋있죠… 뭔가 자유분방하고 낭만적인 사람으로 보입니다. 나이가 많아도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장점이 되죠. 그리고 자산이 생깁니다. 악기나 장비는 관리만 잘 되어 있다면 언제든지 필요한 사람에게 팔 수 있어요. 실력이 어느 정도 된다면 이벤트나 축가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도 있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실제 공연을 했을 때의 쾌감입니다.
소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사람들을 주목하게 하고, 공간을 지배한다는 느낌. 소리나 분위기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컨트롤 해가면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멤버간의 호흡이나 연습량, 현장의 장비나 상황, 관객의 성향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맞아 떨어졌을 때 그런 느낌이 와요. 아주아주 드물지만, 그 느낌이 너무나 인상적이고,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저를 비롯한 많은 아마추어 음악인들은 그 느낌을 다시 갖기 위해 더 좋은 장비를 사고, 연구하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시작해보세요. 만들어진 소리를 듣는 즐거움과 소리를 만들어내는 즐거움은 정말 다르답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