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3월부터 강릉아산병원에서 심혈관중재시술 의사로 근무를 시작한 이기환입니다. 지면을 통해서 인사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학회 측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원고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이 글을 보실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 저보다 경험이 많으실 상황에서 제가 어떠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스러웠습니다. 학회에서 주제로 말씀 주신 “심혈관중재시술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다.”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자리까지 오는 과정에서 한 명의 독립적인 의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보람과 즐거움이 무척이나 컸지만 순환기내과 전임의 생활과 중재시술 전공을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예상치 못한 고민들을 맞닥뜨렸던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이 지면을 통해 저보다 중재시술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전임의 선생님들과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나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셨던 선배 선생님께는 이전의 기억을 회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어 다소 개인적인 내용을 담을 수밖에 없는 주제의 글을 써내려 갈 수 있었습니다.
모르는 걸 알아가는 과정을 좋아하기도 하고 학생 시절에도 순환기학은 좋아했던 과목이었기에 여러 검사들이 많아서 전공의로서는 깊이 있게 이해하기가 어려웠지만 재미있던 순환기내과를 좀 더 공부해 보기로 결정하는 데까지는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중재시술을 전공할 것으로 생각하고 순환기내과 전임의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첫째로는 중재시술을 전공하는 여러 선생님들께서 타고난 능력과 더불어 평생에 걸친 노력으로 여러 가지를 이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러한 삶을 내가 조금이라도 따라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는 중재시술 또한 몇몇 수술과와 비슷하게 많은 타고난 재능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의문은 시술을 통해 빠르게 좋아지는 여러 환자들을 보는 당장의 만족감으로 뒤로 미뤄둘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의문은 전임의 기간 초중반에 시술 준비가 뜻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때마다 생각이 났습니다.
그럴 때는 운전을 하면서 미국의 심혈관중재시술 의사로 YouTube에 활발히 컨텐츠를 올리는 Dr. Emmanouil Brilakis의 채널에서 Sensei podcast란 제목의 심혈관중재시술 의사들과의 인터뷰를 듣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인터뷰에 출연하는 외국의 몇몇 심혈관중재시술 의사들이 물론 시술을 아주 잘하고 못 하는 양극단은 존재하지만 대다수는 결국 비슷하게 하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건 시술을 이끌어가는 정신력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내용을 들으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민은 전임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감사하게도 많은 것을 알려주신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점점 큰 문제가 아닌 것이 되었습니다.
[사진 1] 현재의 생활과 시술에 큰 도움을 주는 교수님들과 조영실 직원들과 함께. 오른쪽 세번째가 필자
[사진 2] 바쁜 업무 중에 힐링을 선사하는 병원에서 보이는 풍경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