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에서 근무중인 전호성입니다. 저는 연세대 원주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인턴, 전공의, 전임의 생활을 마치고, 현재 조교수로 근무중이며, 심혈관중재시술을 한지는 3년정도 되었습니다.
제목을 보고 궁금하셨을 것 같습니다. 심혈관중재학회에서 원고 제안을 받고, 컬럼 제목을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가장 먼저 떠오르기도 했고,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동명의 드라마 제목이기도 하여 재미있겠다 싶어 인용해보았습니다. 저는 인기드라마의 경우 완결이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몇 달 뒤 몰아보는 취미가 있어서, 뒷북이지만 최근에 이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처음 드라마 제목을 보고 “완전히 속았구나” 라는 뜻인 줄 알고 사기를 주제로 한 코미디 드라마인 줄 알았더니, 찾아보니 제주도 방언으로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라는 뜻으로 감동의 드라마 더군요.
맞습니다. 저는 문자 그대로 “폭싹 속아서” 심장내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동기들이 그랬듯이 저도 힘든 전공의 생활을 보내면서 자연스레 보상을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봉직의로서 취직에 유리한 분과를 염두하고 있었습니다. 본원의 경우 제가 치프 전공의 때에는 두 과를 각각 6개월씩 치프 전공의를 맡게 되는 시스템이었는데, 한 과는 꼭 하고 싶은 과를 정하고, 다른 한 과는 사다리를 타기로 동기들끼리 합의를 하였습니다. 저는 사실 소화기내과를 먼저 선택하였고, 다른 한 과는 남은 과 중에 내분비내과가 걸렸습니다. 그때 동기 한명은 신장내과를 먼저 선택하고, 남은 한 과는 심장내과가 걸렸습니다. 심장내과가 걸려버린 동기 한명이 울상이 되어 과 교환을 요청하였고, 다른 동기들과는 서로의 needs 가 맞지 않아 과 교환 협상은 결렬되었습니다. 저는 “감히 내과 분과 중 가장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심장내과를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한 번 도전해보자라는 생각과, 동기에 대한 측은지심으로 서로의 sub(?) 과를 교환하게 되었습니다.
전반기에 돌았던 소화기내과도 재밌었지만, 후반기에 돌았던 심장내과를 돌면서 교수님들이 성공적으로 시술을 마치고 납복을 벗은 뒤 땀으로 범벅인 뒷모습을 보고 ‘멋있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술 이후 드라마틱하게 회복이 되어 퇴원하는 환자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미 그때부터 심혈관중재시술 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마음 한편에 담아두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심장내과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군의관으로 복무 중, 심장내과 교수님들의 지속적인 연락으로 심장학회를 몇 번 참석하면서 서서히 심장내과로 마음이 굳어졌고, 마침 본 투 비 심장내과만을 외치던 또 다른 동기의 “같이 하면 절대 힘들지 않아!!!” 라는 열렬한 구애에 ‘아뿔싸!’ 전역을 앞둔 마지막 연차에 소화기내과 대신 심장내과로 노선을 변경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심장내과를 택하고 자연스럽게 중재시술의사의 길로 갈 줄로 알았으나, 의외의 난관이 있었으니…
[사진1]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혈관조영실 식구들. 한 가운데가 저입니다.
[사진 2] 지금은 각자의 길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내과 전공의 동기들. 가장 오른쪽 아래가 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