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를 이용환 관상동맥 중재시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PCI)의 발전과 보편화로 심혈관질환 환자의 단기 및 장기 예후가 개선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항혈소판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항혈소판 약물 치료의 핵심약물인 ‘클로피도그렐(clopidogrel) 저항성’이 있는 환자들은 재발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클로피도그렐 저항성’은 약물 투여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하여 미리 식별할 수 있어,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유전자 맞춤치료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되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여러 대규모 무작위 임상연구의 결과가 명확하지 않아 유전자 맞춤치료 효용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실사용기반 데이터 (real-world data)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본 연구는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산하 혈소판 연구회(Platelet-Thrombosis Research Group, PTRG)의 핵심연구 과제로 진행된 PTRG-DES 및 PTRG-Genetics 컨소시엄의 주요 결과로 발표되었다.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을 받은 국내 심혈관질환 환자중에서 CYP2C19 유전자 검사를 시행받은 816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림 1] CYP2C19 Genotyping and Outcomes
클로피도그렐은 CYP2C19를 통하여 체내에서 대사되어 활성화되어 혈소판 응집을 억제한다. CYP2C19 유전자 검사는 클로피도그렐의 체내 대사의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데, 중간/저효율 대사자(intermediate or poor metabolizer, IM or PM)는 혈소판 응집 억제효과가 낮아 심혈관계 사건 재발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해당 연구에서 모든 환자는 스텐트 시술 후 클로피도그렐 기반 항혈소판치료를 시행받았으며, 선행 연구처럼 CYP2C19 유전자 검사의 결과는 혈소판 응집 억제능(platelet reactivity units, PRU)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여주었다. 국내에서 클로피도그렐에 반응성이 좋은 고효율/정상 대사자(rapid or normal metabolizer, RM or NM)는 전체 환자에서 불과 38% 뿐이었으며, 62%의 환자는 중간/저효율 대사자로 확인되었다. CYP2C19 유전자 검사에서 확인된 중간/저효율 대사자는 고효율/정상 대사자와 비교하였을 때, 장기추적 관찰 기간 (5년) 동안 약 40% 더 높은 심혈관계사건 위험이 높았다. 즉, 스텐트 시술 후 재발을 예방하는 클로피도그렐 약제에 대한 반응성을 CYP2C19 유전자 검사를 통하여 사전에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곧 환자의 장기 예후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입증하였다.
특히, 하위그룹 분석에서 급성 관동맥 증후군 환자(acute coronary syndrome, ACS)에서 중간/저효율 대사자의 장기예후는 정상/고효율 대사자와 비교하여 심혈관계사건 재발 위험이 약 90%가량 더 높아, CYP2C19 유전자 검사의 임상적 의의가 명확하였다. 그러나, 안정형 협심증(stable ischemic heart disease)에서는 CYP2C19 유전자 검사의 임상적 의의가 상대적으로 명확하지 않아 그 효용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데이터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 결과는 최근 발표된 CYP2C19 유전자 맞춤치료에 대한 진료지침 및 전문가합의문을 뒷받침하는 임상 근거로, 향후 심혈관질환 환자에서도 유전자 맞춤치료의 길이 활짝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