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 1년 동안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위치한 University of Florida Health Jacksonville의 순환기내과에 임상분야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지도교수는 현지에서 Dr. A로 불리는 Dominick Angiolillo 교수로, 매년 국내에서 열리는 TCTAP나 KSIC학회에 활발하게 참여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연수를 준비하는 시기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라 방문교수 프로그램을 신청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미국 서부에 있는 기관들에 연락을 하였으나 대부분 코로나19 방역이 철저하여 해외교류 프로그램이 중단된 상태였고, 호주 멜버른 대학의 Peter Barlis 교수의 OCT lab으로 가기로 했다가 비자 발급이 중단되기도 하였습니다. 이후에 코로나19 방역이 조금씩 완화되기 시작하는 미국 남동부쪽으로 알아보았고 플로리다 잭슨빌의 Angiolillo 교수와 연결이 되어 UF Health Jacksonville로 연수를 가게 되었습니다. Angiolillo 교수는 한국 의사들의 연수 과정을 잘 이해하시고 배려를 많이 해주시는 분이었는데, 이는 2013년에 강남성심병원 조정래 교수님부터 시작하여 매년 많은 교수들이 UF Health Jacksonville 순환기내과에 연수를 다녀오시면서 교류가 활발했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미국에 도착했을 때에는 미국 역시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지속되는 상황이었지만 백신 접종이후 방역이 완화되는 시점이었습니다. 학교 수업이 전면 대면수업으로 진행되었고, 2021년 여름 이후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지되었습니다. 플로리다주 초등/중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하면 학교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주지사의 발표가 있을 정도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병원에서 50km 정도 떨어진 세인트존스(Saint Johns)라는 교외지역에 single house를 월세 2100달러에 구하여 거주하였습니다. 처음 도착 후 1주일 동안은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고 매일 식료품을 사다 나르면서 궁핍한 생활을 하였지만, 이후 한인 마트에서 한식 재료들을 구입하고, 가구들과 살림들이 갖춰지면서 잔디밭과 뒷마당에 작은 호수가 있는 단독주택에서 여유롭고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사진 1). 아이들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로 학교 생활에 쉽게 적응하였고, 아내는 장롱면허를 반납하고 운전이 익숙해지면서 Mayo clinic, Florida에서 연수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1]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좌측), 집 뒷마당에서의 일몰(가운데), 커뮤니티 수영장(우측)
저는 UF Health Jacksonville의 Cardiovascular Research Center로 출근하면서 항혈소판제/항응고제 치료와 관련된 임상연구와 중개연구에 온라인으로 참여하였고, 2-3주마다 열리는 lab meeting을 통해 연구 진행 사항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사진 2). 리서치 펠로우들이 환자를 임상연구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PI로부터 독촉받는 모습을 보면서 어디서나 비슷하게 연구가 진행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구조적 심질환 시술에도 참여하여 TAVR나 LAA closure, mitral clip 시술을 참관하였습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겠다는 다짐을 하고 Florida State College의 ESOL 프로그램에 등록을 하여 다른 나라 이민자와 함께 온라인 교육을 받았지만, 연수가 끝날 때까지 영어 실력이 크게 향상되지 않아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 여행을 많이 다니지 못했지만 플로리다주의 주요 도시들을 여행하였고, 미국 타지역에서 연수 중이던 내과동기들의 가족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기도 했습니다(사진 3). 미국에서 보낸 1년은 가족과 함께 하는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이었고, 의사로서 견문을 넓히고 재충전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주시고 응원해주신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님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드리며 연수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2] UF Health Cardiovascular Research Center(좌측), UF Health 병원(가운데), Angiolillo 교수님과 함께(우측)
[사진 3] 여유로운 일상(좌측), Tampa Bay 야구 관람(가운데), 마이애미 비치(우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