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0 No.3
KSIC Newsletter
Published by Korean Society of Interventional Cardiology

JULY 2024
Post-conference Report

나의 ACC. 24 참석
: APRIL 6-8, 2024, ATLANTA


이승률  |  차의대

안녕하세요.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이승률입니다. 지금껏 의학 관련 글 밖에 적어본 적이 없어, 처음 요청을 받았을 때 적잖이 당황하였습니다. 하지만, ACC.24 학회를 정리하기에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참석하면서 있었던 일과 들었던 소소한 생각들을 가벼운 형식으로 적을까 합니다. 금번 학회는 제가 하고 있는 콜키신 연구가 운이 좋게도 포스터 발표 세션이 수락되었고, 심장학 연구재단에서 지원해 주셔서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또, 출발 전 애틀랜타에 정착한 오랜 고등학교 친구와 연락이 닿아 주말 저녁을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래저래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며 애틀랜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학회 첫째 날 이른 아침을 먹고, ACC 오프닝 세션을 보기 위해 셔틀버스에 올랐습니다.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이 학회장 여기저기에 모여 얘기하는 모습에 제 기분도 덩달아 설렙니다. 간단한 등록을 마치고 엄청난 크기의 현란한 조명이 비치는 Main Tent로 향합니다. ACC 회장 B. Hadley Wilson의 연설은 마치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같았습니다. 그 큰 공간에 홀로 조명을 받으며 느린 걸음으로 연단을 걸으며 하는 그의 연설은 청중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였습니다. ACC의 심장학 분야 75 년간의 헌신으로, 심질환은 미국 내 사망률 1 위를 벗어났습니다. 그의 연설 중 여러 차례 강조된 것이 심혈관계 질환 치료의 변화이고, 그 변화의 중심은 기존의 Wet Lab을 벗어난 의료의 디지털화 및 인공지능의 도입이었습니다. 이를 강조하듯이 프레젠테이션은 미래 지향적이었고, 그의 비전은 명확하여 청중을 설득하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연설 도중 발생한 실수와 사소한 엇박자들이 오히려 강연의 무거움을 덜어 내었고, 재치 있게 넘어가는 그의 모습에서 노련함이 돋보였습니다. ACC. 24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세션 후, 제 초록 발표를 위해 포스터 세션으로 옮겼습니다. 예전에는 포스터를 출력해 직접 가지고 왔어야 했는데, 최근 포스터 서비스가 가능해져 학회의 디지털화 또한 몸소 체험합니다. 포스터 발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자들이 와 주셔서, 항염증 치료에 대한 관심이 있음을 재확인하였습니다. 간단한 점심 후, 오후 항혈소판 치료 및 이미징 분야 강의를 들은 후 첫째 날 학회 일정은 마무리하였습니다.

미국 심장학회를 참석하면 늘 느끼는 것이 한 세션의 주제가 좁지만, 그 내용이 깊다는 것입니다. 마치 이 주제에 관한 모든 것을 얘기해 보려고 작정하는 듯, 특히 그 질환이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참석자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저에게는 MINOCA와 SCAD 가 그것인데, 둘째 날 강의가 있어 허혈성 심질환의 병리 생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아산병원 박승정 교수님과 신촌 세브란스 고영국 교수님이 Main Tent에서 대규모 무작위 배정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ACC. 24에 참석한 많은 교수님들이 자리를 함께 하였고, 발표 후 축하하는 모습에서 저도 모르게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저의 마지막 ACC 세션은 MCS 및 쇼크 강의였습니다. 최근 응급실에 심폐 소생술 후 혈역학적 징후가 회복되는 환자의 빈도가 늘어나고, 금번 ACC에서 Impella 의 효과가 DanGer shock 연구를 통해 발표되면서 마지막날 오후 세션임에도 앉을자리가 없었습니다. 요즈음에는 해와 주요 학회에 참석하면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연구 결과가 항상 메인 세션의 주목을 받아, 국내 의료진의 임상 및 연구 역량에 대해 늘 감탄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상이 되어버린 Impella와 혈관 내 쇄석술 등의 장비들이 아직도 국내에는 사용할 수 없어 진심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국내 심혈관 질환 의료 시장의 크기를 고려하면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요즈음 의료 사태를 지켜보면 마음이 더욱 무거워질 뿐입니다.

주변 지리가 차츰 익숙해지면서 숙소에서 밀레니엄 올림픽 공원을 가로질러 학회장에 가게 되었고, 다니면서 찍은 4월의 애틀랜타 사진을 같이 동봉합니다. 마지막으로 애틀랜타에서 따뜻한 저녁을 함께 한 나의 오랜 친구, 애틀랜타 학회를 지원해 주신 심장학 연구재단 관계자,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려운 환자를 치료하고 계실 나의 선배님, 동료, 후배들에게 감사와 응원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2024년 5 월 6 일, 봄비 내리는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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