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달의 특집 : 여행
이효은 쉐프 : 아르헨티나 축구 유학기
Q 아르헨티나 유학은 어떤 계기로 가게 되었어요?
A 어렸을 때부터 국가대표 축수선수의 꿈을 안고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소질이 있었던 저는 주니어 대표, 전국 소년체전 대표, 전국체전 대표로 활약을 하였으며 고등학교 1학년에 전망 있는 유망주로 뽑혀서 단 3명만 갈 수 있는 1년 8개월이라는 아르헨티나 축구 유학길에 가게 되었습니다.
Q 언어적인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낯선 곳에 적응하랴 친구사귀랴 축구 훈련하랴 공부하랴 바쁘지 않았어요?
A 피부색이 다른 제게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고 모여들었던 덕분에 금방 환경에 익숙해지고 친구도 사귈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 한국교포들이 사는 지역에서 있어서 교포들과 친구가 되고 언어적인 부분도 배우고 문화도 배우면서 재미있는 유학생활을 하였습니다. 축구를 훈련하는 시스템이 한국과 많이 달랐는데, 스스로 훈련을 하며 서로서로 경쟁을 할 수 있게 하는 개방적인 시스템을 직접 겪으며 아르헨티나가 축구에 왜 열광할 수밖에 없는 나라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한 결과 저는 보카쥬니어스 명문팀 2부 리그에서 활약을 하였습니다.
Q 지금도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계절과 시간이 정 반대입니다. 한국이 아침이면 아르헨티나는 저녁이고 한국이 여름이면 거기는 겨울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남미는 다 더운 나라라고만 생각하고여름 옷만 챙겨서 아르헨티나에 도착하니 겨울이 시작했다고 하는 겁니다. 아르헨티나만 유일하게 남미에서 사계절이 있는 나라였던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빌려 입고, 조금씩 사 입으면서 생활을 했습니다. 한 번은 우연히 헬스장을 갔는데 30명 남짓한 여자들과 뽀뽀(!)로 인사를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원래 인사를 그렇게 하는 거라고 배웠습니다만 정말 적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Q 어렸을 적, 남미에서 보낸 축구 유학 시절이 지금 쉐프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 그 시간은 제게 정말 좋은 추억입니다. 아쉬운 것이 그 때 아르헨티나에서 ‘한국가면 더 잘하겠지’라고 생각했던 점입니다. 축구 선수로 살아오면서 유학 생활이 많은 힘이 되었는데, 이를테면 스스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 체력, 자신감, 순간 판단력, 동료를 이해하고 아끼기 등 힘든 시간이었던 것만큼 좋은 습관을 많이 얻었습니다. 노력과 시간은 언젠간 결과를 말해줄 거라는 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