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9 No.4
KSIC Newsletter
Published by Korean Society of Interventional Cardiology

October 2023
Life Style: Culture & Hobby

배드민턴과 비만: 배드민턴이 운동이 되나요?


최철웅  |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프롤로그

최근 1,2년 동안 배드민턴 관련된 드라마 두 편 (라켓소년단, 너에게 로 가는 속도 493km) 이 TV에서 방영된 적이 있어, 평소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성격임에도 관심을 가지고 흥미롭게 본적이 있다. 타 구기스포츠에 비해 비인기 종목이라 알려진 배드민턴에 대해 사실감 있게 묘사를 잘해주었다는 생각이 들어 배드민턴의 저변이 많이 늘었다는 느낌이 들어 매우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배드민턴을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략 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몇 해 전 통계이기는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배드민턴 동호회와 그 회원수를 각각 5,855개, 354,847명으로 공식 집계하여서, 우리나라 생활체육 동호인수로는 축구 다음으로 많은 종목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배드민턴 입문

군의관 시절 날렵한 몸매 (65kg의 체중)로 제대를 하고, 펠로우를 시작한지 5년째 되던 시기, 어느 순간 부터는 앉아서 일을 하는데 숨이 좀 차는 느낌(아 환자들이 이런 식으로 숨이 차다고 하는가 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됨)을 받게 되었고, 거울을 보니 전혀 다른 체형의 내 자신이 있는 걸 발견하였고 (이때 당시 얼굴과 목이 같은 두께로 붙어 있는 타이슨의 얼굴과 배불뚝이 아저씨였음), 체중이 84kg에 육박하게 되었다. 그 동안 일을 핑계로 몸 관리를 너무 소홀히 하였다는 생각이 들어,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 당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심장 전문의의 삶이 너무나 바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나중에 50대 넘어서 몸이 조금 편해지면 시작하자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니어 교수님과 취미나 운동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취미나 운동은 아무리 바빠도 젊을 때 조금씩 시작을 해야만 나이 들어서 여유가 생겼을 때 진정으로 즐기는 취미가 될 수 있다는 조언에 용기를 얻어서, 어떤 운동을 할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 골프, 테니스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군의관 시절 가끔 경험했던 골프는 체중 조절과는 무관한 운동이라 생각이 되어 제외시켰고, 그 다음이 테니스였다. 운동량이 꽤 많고 활동적이어서 살 빼기에 좋은 운동이라 생각되어 여기 저기 물색해보았으나, 운동 가능한 코트가 매우 제한적이고, 대부분 실외 운동이라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아 내가 운동 스케줄을 규칙적으로 조절하기가 쉬워 보이지 않았다. 실내운동으로 내가 하고 싶은 시간에 운동이 가능하고, 칼로리 소모량이 많은 운동을 찾다 보니 배드민턴이 제격이었고, 검색을 해보니 우리나라는 배드민턴 천국이라 할 정도로 배드민턴 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서울에서는 각 구마다 있는 다목적 실내 체육관에서 배드민턴 강습을 하고 있었고, 주위에 있는 거의 모든 초등학교, 중학교에 있는 체육관에서 배드민턴 동호회가 매우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 그 접근성이 말도 못하게 편하였다. 그렇게 해서 다목적 체육관에서 주중 저녁 하루와 토요일 저녁에 짬을 내서 강습을 받으면서 민턴세계에 발을 딛게 되었다.
배드민턴에 대한 편견과 진실

주위 동료들이나 지인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배드민턴에 대한 다음과 같은 편견들이 있는 것 같아 바로잡았으면 한다.

첫번째로, 배드민턴은 너무 쉬운 운동이고, 스포츠라고 불리기엔 그렇고 그냥 놀이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실제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배드민턴을 스포츠로 인정을 하지 않아서, 미국에서는 다른 운동종목들은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운동 종목으로 어린 학생들이 필수로 하지만, 배드민턴을 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 (요즘 에서야 몇 개의 주에서 겨우 스포츠로 인정을 해주어 조금씩 활성화된다고 한다. 미국이 스포츠 강대국이지만 배드민턴 영역에서는 탑클라스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 운동을 해본 사람들은 알지만 배드민턴은 셔틀콕의 궤적이 일반 구기종목과는 다르게 너무나 신기한 궤적을 가지고 있고, 셔틀콕의 최고 속도가 구기종목 중 가장 빨라(스매싱 순간 최고 속도가 시속 493km) 박진감 넘치고, 너무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매우 매력적인 (혹자들은 마약 같은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할 정도) 운동이고, 칼로리 소모량이 스쿼시 다음으로 많다고 알려져 있다.

두번째는, 동네 약수터나 야외공원에서 하는 실외 운동으로, 나이 지긋하신 어른신들이 주로 하는 운동이라는 편견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배드민턴은 실내에서 이루어 지고 있고, 실제 즐기는 연령층은 10대부터 60대에 걸쳐 매우 골고루 분포하고 있고, 요즘은 20-30대의 민턴인들이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각 대학마다 인기 동아리에 배드민턴 동아리가 뽑힌다고 할 정도이며, 대학 동아리들 간의 시합과 교류전도 매우 활성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젊은이들의 유입인구가 늘고 있고, 스포츠 대형 회사 중 하나인 아디다스가 배드민턴 용품 사업에 뛰어들어 마케팅에 열심인 거를 보면 추후 스포츠 시장에 판도 변화가 일어날 걸로 생각이 되고, 개인적으로는 나이키라는 또 다른 대형 글로벌 회사가 배드민턴 시장에 참여하기를 기대해본다.

세번째는, 배드민턴을 즐기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은 거의 없다는 편견이다. 골프보다는 당연히 비용이 덜 들어가지만, 테니스 보다 기회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이다. 초기 비용은 테니스와 비슷하게 라켓(마트에서 파는 알루미늄 라켓이 아님. 거트라고 하는 라켓 줄이 끊어져도 다시 매고 칠수 있는 라켓들로 주로 카본 소재로 만들어짐), 실내 전용 운동화, 운동복과 동호회 활동 비용(월회비)이 필요하다. 실제 코트에서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본 기술들의 습득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레슨이 필수이며, 필수 소모품인 셔틀콕(마트에서 파는 플라스틱 셔틀콕이 아닌, 거위 털로 만든)의 비용이 일정하게 지출이 되므로 비용이 꽤 많이 들어가는 운동이다. 실제 매우 서민적인 운동으로 알려진 배드민턴이어서 진입을 쉽게 하였다가 본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 중단하는 동호인들도 꽤 많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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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전국 대학교수 배드민턴 대회


배드민턴의 장점

에너지 소모량이 어마어마하다. 배드민턴은 우리 신체의 모든 근육을 사용하며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중강도로 운동을 했다고 가정하면 30분당 칼로리 소모가 대략 300kcal 정도가 되며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중강도)와 맞먹는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어 확실한 다이어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움직임이 매우 많고 빠른 시간안에 스텝을 밟아 움직여야 하다 보니, 하체 근육과 밸런스를 향상시키는데 에도 매우 좋은 운동이다. 라켓을 휘두르는 과정에서의 어깨 근육, 광배근의 사용이 빈번하여 자연스럽게 상체근육의 발달도 이루어 지게 되며, 전신을 이용하는 유산소 운동과 적절한 근육 운동이 융합되어 진행되기 때문에, 신진대사율이 좋아지고 심폐기능의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의 효과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의 만성 성인질환의 발생 가능성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나에게 배드민턴이란?

운동을 시작하고 본연의 목적인 체중 감량을 하는 데는 쉽지 않았다. 우선 먹는 양도 줄이고 나름 열심히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강습을 받았으나, 6개월 동안 1kg의 감소도 없었으나, 7개월째부터 1kg 체중 감소가 있더니 운동 시작하고 1년 6개월째는 70kg까지 체중이 빠져 예전 군의관 시절은 아니지만, 비만한 체형에서 탈출하게 되었다.
또한 전국 교수 배드민턴 대회에 나가서 타 학교 교수님과 짝을 이루어 의대교수님들 이외의 교수님들과 친분을 쌓을 기회도 있었고, 경기력 면에서도 준우승을 하여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를 갖게 되었으며(사진 1), 최근에는 파트너와 복식대회에서 동호인들의 로망인 A조로 승급을 하여 큰 기쁨을 만끽하였다(사진 2,3) (민턴은 급수별로 D, C, B, A 조끼리 게임을 하여 우승하거나 승급 조건에 해당되면 상위 급수로 승급을 하게 됨. 골프 치는 동호인들은 싱글이 로망이듯, 민턴 동호인은 A조 되는 것이 로망임). 나에게 배드민턴은 비만에서 탈출하게 해주고, 일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고, 그 외 여러가지 성취감도 맛보게 해준 삶의 활력소라고 할 수 있겠다.

심혈관 중재의사로의 배드민턴 예찬

모든 의사들이 바쁘게 살지만, 특히 응급콜에 항상 신경을 써야 하고, 또 여러가지 다른 일들에 둘러싸여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야 하는 심혈관 중재 의사에게, 운동을 하기위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휴일에 골프를 치기 위해서 새벽부터 오후까지 하루 온종일을 시간을 투자하면, 나머지 시간 짬을 내서 다른 일을 하기 쉽지 않은데, 배드민턴은 가까운 동네 체육관에서 2-3시간 열정을 쏟아 땀 흘리면서 스트레스 풀고, 나머지 시간 또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적인 면에서 매우 가성비가 높은 운동이라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젊은 나이에 좋아하는 취미를 빨리 시작할 수 있게 동기 부여해주신 시니어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의사 테니스 대회처럼 의사 배드민턴 대회가 열릴 수 있게 저변이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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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동호인 대회 경기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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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동호인 대회 승리 후 기념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