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에서 노고단의 구간은 7 km가량 급 비탈길이다. 코재를 통과하는 구간은 경사가 급해 체력 소모가 심하다. 코재를 지나면 무넹기 고개에 이르는데, 이는 성삼재에서 노고단 고개에 이르는 임도 (차가 다닐 수 있는 산림 도로)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노고단 고개까지는 국립공원 관리 차량들이 통할 수 있는 임도라서 경사도도 크기 않고 폭이 넓어 어려움은 없다. 노고단 고개에 이르면 본격적으로 지리산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천왕봉과 중봉까지 모두 보인다. 아마 지리산 종주를 시작하는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노고단 고개에서 지리산 주능선으로 내려가는 숲길 등산로를 바라보며 본격적으로 종주를 시작하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반야봉은 지리산 제 2봉으로 반야봉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아름답다고 하여 반야 낙조라 불린다. 반야 낙조는 성삼재 휴게소 주차장에서도 볼 수 있는데, 노을이 질 때 반야봉 전체가 붉게 반사되어 지리십경의 하나로 꼽힌다. 반야봉은 지리산 주능선에서 벗어나 있고 왕복하려면 체력이 방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나치는 사람도 있다. 반야봉을 내려오면 삼도봉으로 가게 된다. 여기서부터 벽소령 대피소까지 전체적으로 고도가 낮아지는 하산길이라고 보면 된다. 새벽 일찍 종주를 시작한다면 연하천 대피소를 지나 벽소령 대피소까지 갈 수도 있고, 세석 대피소까지도 도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리산 주능선은 해가 떨어지면 공격성이 있는 위험한 야생동물들 (지리산 반달곰, 담비나 멧돼지 등)을 마주치거나 주능선에서 다른 길로 잘못 들어가 조난을 당할 위험이 있다. 지리산 대피소는 주능선에 여러 곳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화장실이 깨끗한 세석 대피소나 이용객이 적은 벽소령 대피소를 좋아한다. 지리산 대피소는 생수, 햇반, 연료용 가스 등을 판매하고 있어 힘들게 무거운 생수를 많이 가지고 오지 않아도 된다. 대피소에서 취사를 위한 화기 사용도 가능하나 숯불은 사용 할 수 없다.
연하천 대피소에서 조식을 마치고 출발을 하면 형제봉을 지나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한다. 벽소령은 지리산 종주 능선에서 고도가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예로부터 지리산 남쪽마을과 북쪽 마을을 이어주는 고개로 유명하다. 함양군 마천면 음정마을에서 시작되어 하동군 화개면 의신마을에 이어지는 지리산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등정 코스를 통해서도 벽소령 대피소에 갈 수 있다. 이 코스는 폭이 비교적 넓은 임도인데 특이하게 지방도 제 1023호선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자연보호를 위해 국립공원 차량이 아니면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비포장도로이나 평탄한 돌길이다. 이 길은 사실 한국 전쟁 당시 이현상 부대라고 불리는 공비들을 토벌을 위해 만든 군사용 도로 (토벌대로)이다. 벽소령 대피소 이후의 지리산 종주는 고도를 계속 올려야 하는 등산 코스이다. 벽소령 대피소의 해발 고도가 1326m이고 장터목 대피소는 1670m, 천왕봉은 1915m이니 첫날에 비해 거리는 길지 않으나 고도를 높아지는 만큼 체력 소모도 크고, 숲이 아닌 개활지를 걷는 동안 지리산의 아름다운 절경들을 감상할 수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기를 권유한다. 세석 대피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점심을 해결 한 후 촛대봉에 이르면 세석 평전 (촛대봉에서 영신봉 사이의 고지에 있는 큰 평원)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산은 계곡과 숲, 소나무, 도토리 나무 등이 어울어진 돌산이 많은데, 지리산의 세석 평전과 연하 선경 (세석 대피소에서 연하봉까지의 능선길)은 외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지리산 종주를 해보거나 세석 대피소를 통과해 천왕봉에 올라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세석 평전을 가장 기억이 남는 곳으로 기억한다고 한다. 세석 대피소에서 장터목 대피소까지의 거리는 약 3.5km이나 이동에 보통 반 나절을 소요되며 연하봉에서 내려와 장터목 대피소에는 보통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게 된다. 장터목 대피소는 하늘 아래 첫 집이다. 천왕봉을 목표로 하는 등산객은 대부분 이 대피소를 거쳐 간다. 일출과 일몰 때의 장터목 대피소는 날이 맑은 날이면 북쪽으로는 남덕유산부터 시작되는 덕유 능선과 남쪽으로 멀리 남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천왕봉까지는 한시간 정도 소요된다. 일출을 보고자 한다면 새벽에 랜턴을 켜고 가야하기 때문에 1시간 정도로 여유있게 생각하고 가면 된다. 천왕봉 정상석에는 “한국인의 기상 여기에서 발원하다”라는 글이 씌어 있다. 이후의 대원사 하산길은 지리산에서 주능선의 꼬리를 담당하고 있는 코스이다. 종주를 제외하고는 단일 코스 중에서 천왕봉을 왕복하기에는 가장 장거리 산행을 해야 하고 경사도가 높아 잘 이용하지 않는 코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