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재활사업

상처용밴드와 빨간약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가장 빨리 배우는 말이 “빨리빨리”라고 합니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빠른 것에 대해서 집착이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빠른 것을 추구합니다. 스마트폰의 데이터 속도의 변화(3G->4G->광대역LTE)만 보아도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해 주기도 하였으나 한편으로는 작은 기다림도 참지 못하는 조급함을 키우는데 일조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빠름에 대한 추구는 사회전반에 영향을 주어 개개인의 일상에서도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어 다른 사람보다 빨리 취업해야하고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하고, 빨리 돈벌어야 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도박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았을 때, 빨리 돈을 벌고 싶어 도박을 하게 되었다고 대답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도박문제 역시 조급함이 팽배한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복잡하게 엉킨 실타래를 급하게 빨리 풀어보려고 막무가내로 달려들었다가는 여러번 실을 잘라내게 되어 결국 원하던 온전한 실타래를 가질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온전한 실타래를 얻기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엉킨 부분을 찾아 조심스럽게 풀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과 같이 도박중독문제를 치료하는 과정역시 천천히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생략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도박중독 문제에 빠진 대상자들이 조급함을 갖는 이유 중 한 가지는 가족들의 시선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가족들은 본인들이 갖고 있는 삶의 스케줄이 틀어지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부모님의 경우 아들이 몇 살까지는 직장에 들어가야 하고, 언제까지는 결혼을 해서 애를 낳아 길러야 하고, 언제까지는 집 장만을 해야 하는 등 부모님은 그동안 생각해온 아들의 스케줄이 도박문제로 어그러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빨리 도박문제에서 벗어나길 원하기에 어떠한 실수도 용인할 수 없는 조급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 매어 쓰지는 못한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급하다고 해서 꼭 갖추어야 할 것을 생략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삶의 경험을 통해 조급함이 어떤 일을 해내는 과정에서 실수를 만들어 내거나 본래 이루고자 했던 결과에 도달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도박문제에 있어서도 빨리 해결하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유를 갖고 한 가지씩 풀어 나가면 어떨까요? 때론 지지부진한 것처럼 느껴져 지치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 시간들을 잘 견뎌 낸다면 도박중독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도박으로 발생된 재정문제, 가족갈등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도박으로 복잡하게 엉켜버린 삶을 풀어가는 과정이 지치고 외롭지 않도록 대전센터가 곁에서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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