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실습생, 수련생 양성사업


대전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실습 소감문


충남대학교
일반대학원 심리학과 응용심리학전공 이유빈


학교수업의 일환으로 매주 수요일에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 실습을 하게 되었다. 책으로만 공부한 것이 전부였던 나에게, 한 학기동안 센터에 있으며 경험했던 일들은 새로움 그 자체였다.
대전센터에서는 개인상담 이외에도 집단상담, 예방교육, 대안활동 등 여러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이 굉장히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 중 센터장님이 진행하셨던 집단상담 심화과정에 보조 진행자로 참여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첫 회기였던 1회기부터 마지막회기인 6회기까지 여러 가지 일이 많았지만, 가족들과 대상자들이 한 집단으로 묶여 매주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에 뿌듯하기도 하고, 집단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것을 보며 나 또한 많은 것을 느꼈다.
대상자들과 가족의 회복을 위해 각 사례에 대해 서로 수퍼비전을 하고 고민하며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전문상담원 선생님들을 보면서 상담원의 기본적인 자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집단상담 같은 치료 장면 외에 예방 활동에도 몇 번 참여를 했었다. 예방캠페인에서 로또 체험 부스를 담당했는데, 적지 않은 수의 시민이 알코올 흡연 같은 물질만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놀랐던 기억이 있다. 대전센터를 다니며 주변 친구들에게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도박 중독이 내 주변에도 만연해 있으며 그 수준이 이미 상당함을 느낄 수 있었다.
도박중독은 법률적인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가 함께 발생한다. 내담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기 위해 전문상담원 선생님들이 상담에 대한 지식을 쌓는 일 외에 법률, 채무 해결방법 등등에 대해 공부하시는 모습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학문적인 부분, 현장에서 임상심리사의 역할과 필요성, 그리고 갖춰야할 자세에 대해 알려주신 저의 롤모델 김세진 센터장님, 심리학자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신 김경진 팀장님, 항상 옆에서 세심하게 챙겨주신 이승희 팀장님, 따듯한 말과 배려를 알려주신 홍준연 선생님, 대전센터 분위기 메이커 김준범 선생님,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신 오은정 선생님, 성실함의 아이콘 심기원 선생님, 선생님들께 많이 배우고 갑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충남대학교 응용심리학전공 신현지


중독심리학이라는 학문을 접하게 된 이후, 지금까지 도박 중독,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과 같은 행동 중독에 대한 연구에 참여하면서 치료 및 개입 방향에 대해 머리로만 이해하던 나에게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전센터에서의 실습은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선물하였다.

도박센터는 개인상담, 집단상담, 대안 프로그램과 같은 심리적 개입뿐만 아니라 재정문제 및 법률문제에 대한 교육, 지역사회 내 대학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 등 많은 역할들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특히, 대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감동들은 여전히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도박으로 붉어진 가족과의 갈등으로 가슴 아픈 시간을 보냈던 대상자가 가족에게 미안함을 표현하기 위해 오카리나를 부르는 모습, 아들의 도박 빚으로 웃음을 잃었던 어머니가 아들에게 오카리나 연주를 들려주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은 아직도 머릿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이렇게 대안 프로그램은 나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대안 프로그램은 나에게 큰 가르침도 주었다. 도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상자, 가족들과 대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첫 회기에 난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더욱 적절한 표현일 듯하다. 늘 그렇듯 나는 대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도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상자, 가족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곤 했다. 대상자와 가족들에게 무엇을 해야 도움이 될지 생각하는 것이 나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대안 프로그램 회기가 거듭될수록 내가 직접적으로 대상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하고 실습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과 대화를 통해 대상자와 가족들이 스스로 답을 얻는 ‘통찰’을 경험함에 따라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아직까지 임상 장면에서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담자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상자를 이끌어 나가는 리더이기보다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통찰’의 기회를 노리는 조력자인 것을... 아무리 내가 노력하고 힘쓰고 있더라도 ‘통찰’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지 않는다면 진정한 노력이 아니라는 것을...

아직까지 임상 장면에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부족함이 많지만, 상담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가슴으로 깨달은 통찰은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또한, 나는 다시 한번 다짐한다. 앞으로 도박 문제로 힘들어하는 대상자들에게 어떻게 ‘통찰’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대상자들이 ‘통찰’을 경험할 수 있을 때까지 묵묵히 옆에서 버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그렇게 하기 위해 나는 나 스스로 어떤 것 때문에 그렇게 힘들어 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 지 끊임없이 고민해 볼 것이라고...

머리로만 이해했던 상담에 대해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많은 기회를 주셨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전 센터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충남대학교 인권센터 수련생 김덕용


‘도박’은 석사 논문을 준비하기 전까지 나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단어였다. 나는 학창시절 그 흔한 내기 당구 한번 쳐본 적이 없고, 쉬는 시간에 반 아이들과 사다리로 음료수나 빵 내기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 전날 기분 좋은 꿈을 꾸고 나서, 복권 한 장정도 구입하는 것이 내가 해본 ‘도박’의 전부였던 것 같다. 하지만 스키를 타러 갔다가 우연히 들리게 된 강원랜드 안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몇 개의 슬롯머신에 코인을 잔뜩 걸어놓고 잠들어 버린 어떤 여자분, 룰렛을 하면서 어린 딸에게 곧 들어간다고 말하며 계속 게임에 참여하였던 어떤 남자분... 과연 이 사람들은 왜 여기에 와서 행복해하지도 않은 모습으로 계속 도박을 하고 있을까가 궁금했었다. 그래서 대학원에서 도박 중독의 메커니즘에 관련한 몇몇 연구를 진행하였으나, 실제 도박 중독자를 대상으로 하지 못한 아쉬움과 한계가 있었다.

그렇기에 대전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의 실습 기간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수업시간에 배운 이론적인 틀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도박 중독자의 특성이나 문제들을 옆에서 직접 보고 이야기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재정 문제와 관련된 부분은 도박 중독자들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였다. 여타 정신 장애는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 지지만, 도박 중독 문제는 개인뿐만 아니라 주위 가족까지 함께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에, 가족 공동체가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재정 문제에 대한 해결이 가장 시급하게 처리되어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재정 문제가 해결되면서 역설적으로 도박 중독이 재발될 수 있는 위험성 역시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도박 중독이 재발에 취약한 요인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변인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센터 내에서는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재정 문제에 관한 강좌와 재정 전문가의 면대면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은 내담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중, 고등학교, 대학 및 군부대 등 도박 중독에 취약하거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단체에 예방치유 사업을 진행하고, 경찰청 등 유관단체와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모습을 보며, 예방사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많은 수는 아닐 수 있으나, 숨어 있는 도박 중독에 취약한 한두 명의 사람들에게 도박 중독 예방 특강은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도박 중독’이라는 주제가 멀어지는 순간, 음지와 양지에서 언제든 도박 중독의 씨앗은 싹을 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약 4개월간의 실습 기간이 끝났다. 실습하는 동안 ‘도박 중독’에 대해 생각하고 배우고 연구한 것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교과서 밖의 현장을 실제 경험하면서, 내담자 및 보호자들이 진정 필요한 내용은 교과서 밖의 실무경험에서 찾는 것이 좀 더 빠를 수 있다는 점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센터에서의 실습시간은 ‘도박 중독’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이해가 끊임없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소중한 시간으로 남을 것이다.

국립공주병원 정신보건임상심리수련생 안국진


입김이 선명한 12월 어느 늦은 밤.
차가운 공기로 인해 안개가 자욱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인적이 드문 유성천 물향기길. 거친 숨을 고르며 달리기를 이어갑니다.

주변은 뿌옇고, 앞은 열 걸음 남짓 겨우 보입니다.
안개 속에서 긴장과 함께 온 몸이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다급한 마음에 가던 길을 재촉해 보기도 하지만, 어둡고 시야가 제한되어 있는지라 불안한 마음에 가다 서다를 반복합니다.

얼마가 지났을까요.
봄날 햇빛이 강하게 쬘 때 공기가 공중에서 아른아른 움직이는 것처럼 아지랑이 같은 가로등이 보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조금씩 안도감이 찾아듭니다. 어두워 질만하면 다시 나타나는 가로등 덕분에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들이 대상자 또는 그 가족의 상황과 같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두운 터널 속 홀로 덩그러니 놓인 것 같은 삶 속에서 고통스러울 때, 대전센터는 ‘페이스메이커’이자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저 역시 주식에 빠져 지낸 시절이 있었기에 센터를 방문하시는 분들처럼 새삼 고마울 수밖에 없습니다.

실습을 하면서 의미 있던 경험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 가족 집단상담, 대상자 집단상담, 단도박 모임, 가족캠프에 참여하면서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센터의 여러 선생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상자 및 가족을 통해 ‘행복’이 안데르센 동화에서 나오는 파랑새가 아니라, 자신 그리고 함께하는 가족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손에 쥐어지지 않는 안개 같은 ‘행운’을 좇으면서 눈앞의 ‘행복’을 보지 못했다는 말, 확실치 않은 탐욕에 투자하면서 확실한 것(가족)에는 투자하지 못했다는 말은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통찰’에 그치지 않고 ‘행동(단도박)’으로 옮길 수 있었던 것은 그 분들의 의지와 더불어 센터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동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센터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지치거나 낙오하지 않도록 늘 토의하시고 연구하시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사람에 대한 애정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더 많이 배우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너무 아쉽지만 나날이 발전하는 센터를 기대하며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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