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1 No.4
KSIC Newsletter
Published by Korean Society of Interventional Cardiology

OCTOBER 2025
Life Style: Culture & Hobby

지쳤나요? 달려볼까요?


배장환  |  좋은삼선병원 순환기내과

언제부터 달리기 시작하였는지 기억이 좀 가물가물합니다. 구글 타임라인을 찾아보면 2019년 하반기쯤 인가 합니다. 그냥 체중이 늘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고 결국 이러다가 앞자리가 9로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설마 하는 생각에 해 본 검사에서 당화혈색소의 시작이 6이 되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고, 그래서 밤에 한 번 작정을 하고 일하던 병원 앞에 있는 대학 대운동장 트랙을 운동화를 신고 달려 봤는데 200미터 남짓도 달리기가 힘들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대학을 다니면서 이런 저런 운동도하고 800미터 인가 1000미터를 3분대 중반으로 뛰어 본 적도 있었는데 모든 것이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작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체중을 빼야겠다 그리고 달리기를 해서 5km나 10km 달리기 대회를 나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일단 뭐 이런 저런 운동복을 하나씩 장만하고 운동화 찾고 인터넷 검색도하고 유튜브 동영상도 보니 fore foot, mid foot, hind foot, LSD, pitch 주법, stride 주법 등등 생각보다 복잡하고 달리기 코치들도 착지법이나 운동계획 설정법이 너무나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었는데 30분을 지속적으로 달릴 수 있게 하거나, 5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앱을 활용하는 것이 아주 유용한 방법인데 이런저런 앱을 찾아보다가 저는 런데이 (https://www.runday.co.kr)라는 앱을 스마트폰에 깔고 그 안에 있는 30분 지속 달리기 챌린지를 사용하여 혼자 훈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집 근처 헬스클럽 싸게 하나 등록하고, 시간이 되면 아파트 gym에도 가고, 기분이 내키면 운동장이든, 집 근처 길이든, 어디든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앱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이게 중요한데 숨이 차지 않고 힘이 남아도 앱이 걸으라고 하면 나는 그저 런데이의 노예다 라고 생각하고 걷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30초-1분을 천천히 달리고 4-5분은 빨리 걷기를 반복하고 훈련을 반복할수록 숨이 차지 않게 달리기를 지속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걷는 시간이 짧아지다가 3-4개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30분을 달리게 되는 훈련을 했습니다.

런데이는 달리기 훈련동안 지속적으로 달리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나 머리, 상체, 팔, 다리의 움직임과 자세를 끊임없이 교정해주고, 달리기 매너, 러닝화나 러닝복을 어떻게 고르는지, 신발끈을 어떻게 묶어야 하는지, 러닝화의 교체주기 등을 알려줘서 훈련내내 지루하지 않고 약해질 달리기 의지를 고양하여 줍니다. 최소한 일주일에 3-4일은 30분에서 한시간 정도 달리고 걷기를 지속하다 보니 3-4개월이 지나자 어느덧 30분 달리기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앱의 사용 없이 혼자 달리기 거리를 늘려가는 연습을 했습니다. 게다가 2019년 말에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회나 소모임 등의 저녁 일정이 없어지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로 인해 회식이 없어지면서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가며 10km달리기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 속도가 빠르지는 않습니다. 잘 달리시는 분들은 10km을 30분대에 달리기도 하지만 저는 1시간 전후로 달리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리고 하프마라톤 거리는 잘 달리지 않습니다. 아마 2-3개월에 한 번 정도 정신적으로나 음식 섭취시간 등을 잘 준비해서 하프 마라톤 코스를 쉬지 않고 달리기를 합니다. 그러면 2시간 30-40분에 마치는 것 같습니다.

달리기를 좋아하다 보면, 학회나 여행에서도 달리기 코스를 먼저 찾아보게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달리기 코스가 있어 몇 군데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먼저 부산에서는 해운대 요트경기장에서 달리기 시작하여 해운대 영화의 거리를 거쳐 베이 101을 지나 해운대 바닷가를 달려, 미포까지 가서 좌회전을 하여 올라가면 송정까지 이어지는 블루라인 파크가 이어집니다. 편도 10km 정도가 됩니다. 대부분이 평지이고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길이라서 정말 아름다운 길입니다. 부산 학회에 가시는 경우, 새벽에 달리거나 걸어 보신다면 달리기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외국의 예를 들면 10월에 CCT가 열리는 고베의 학회장인 포르토피아 호텔에서 바다 쪽으로 달려 고베 가쿠인대학으로 달리는 길도 좋고 포트 아일랜드에서 산노미야 역으로 가는 트램을 따라 달려 바다를 가로지르는 빨간색 고베대교를 건너 고베시의 러너들의 훈련지인 오노하마 공원까지 달려가서 그들과 트랙을 함께 달려보는 코스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유럽에서는 ESC가 종종 열리는 바르셀로나에서 숙소인 시내를 달려 바닷가인 바르셀로네타까지 달려서 해변을 따라 난 길을 따라 현지인들과 달려보는 것도 사그라다 파밀리아나 구엘 공원뿐 만 아니라 바르셀로나를 기억할 또 하나의 추억이 되실 것입니다.

저는 아내와 달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내와 달려본 길 중에서는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도루 (Douro)강을 따라 수 km를 달리다가 결국 대서양으로 이어지는 달리기길이 정말 마음에 남습니다. 그리고, CVIT이나 일본 순환기학회가 열리는 후쿠오카의 오호리 공원 안의 달리기 코스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시각장애인과 손목 끈을 묶고 달리기를 가르치는 그들의 열정과 함께 10km정도를 달리고 공원에 있는 통유리창의 커피숍에서 마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달콤한 치즈 케익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형제처럼 사랑하는 서존 선생님과 함께 달렸던 2024년 4월의 서울 하프마라톤 10km코스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외국 학회 갈 때 마다 greatruns.com을 검색해서 달리기 루트를 미리 살피고 달려보는 것이 새로운 도시를 저만의 방법으로 기억하는 방법이 되어 늘 기쁩니다.

지치셨나요?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세포가 허혈과 젖산의 고통을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하지 않으신지요? 러닝화 끈을 매고 달려 보시지요. 저는 9월에 춘천 강촌리조트에서 24km 스카이 하프, 10월에 UTMB 시리즈인 트랜스제주 20km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함께 달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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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2024년 6월의 어느 날,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도루강을 따라 달리다가 결국 만난 대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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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2024년 4월 서울하프마라톤, 나의 형제 서존 선생님과 10km 출발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