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부터 한국을 떠나 캐나다 밴쿠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벌써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하고 있어 1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짧게 느껴집니다. 4-5년 전 처음 연수 계획할 때는 유전성 대동맥 질환에 대한 경험을 확장하고 싶어서 영국 런던 혹은 미국 동부 쪽을 고려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유행과 겹치면서 영국 런던 해외연수를 취소했고, 그 이후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가족과의 시간이 소중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선배 교수님들이 미국 서부를 강력하게 추천하셨고, 추석 명절 전후로 시간을 내어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와 캐나다 밴쿠버로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한 번에 다 둘러보진 못하고 두 번에 나눠서 둘러보았습니다. 가족들과 상의하였고, 비가 자주 오지만 덕분에 깨끗하고, 미국에 비해 환율과 물가도 저렴하여 캐나다 밴쿠버 지역으로 연수지를 결정했습니다. 밴쿠버 지역의 연수 기관을 찾던 중 진한영 선생님이 작성하신 중재학회 연수 후기를 보고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UBC) 대학의 St. Paul’s Hospital로 선택했습니다. 연수 기관의 책임 연구자는 Jonathan A. Leipsic 선생님입니다. 영상의학과 선생님이지만 심장CT 전공으로 한국 연구자들에게 호의적이어서 매년 1-2분의 선생님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오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대전성모병원의 김대원 교수님과 같은 연구실에서 연수를 하게 되어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항상 먼저 말 걸어주시고 주말 혹은 연휴동안 보냈던 즐거운 이야기들을 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밴쿠버는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별로 없어서 캐나다 밴프 여행의 경유지로 지나가는 도시이긴 합니다. 밴쿠버의 가장 큰 매력은 도시와 대자연이 공존한다는 점입니다. 밴쿠버에서 가장 큰 도심 공원인 스탠리 파크 뿐만 아니라, UBC 집 바로 앞에도 Pacific Spirit Regional Park가 있고 곳곳에 작은 공원들이 있습니다. 레인쿠버 (Raincouver: 비(Rain)와 밴쿠버(Vancouver)의 합성어)라고 불릴 정도로 가을부터 봄까지 긴 우기가 이어지며 비가 자주 내리는 기후 특성이 있지만, 방수 점퍼를 입고 흩날리는 비를 맞으며 숲 속에서 주말 아침 산책을 하던 기억은 돌이켜 봐도 즐겁습니다. 위도가 높은데도 캐나다의 다른 지역에 비해 겨울이 춥지 않고, 여름은 습하지 않고 쾌적하여 야외 운동을 즐겨할 수 있습니다. 오후 5-6시 무렵 다들 어딘가로 흩어집니다. 요가 매트를 들고 이동하거나 트랙에서 런닝을 하거나 라이트를 켜고 축구/하키/야구/미식축구 등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집돌이였던 저희 가족은 그 속에서 건강하게 1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밴쿠버는 캐나다에 속해 있지만 밴쿠버 공항에서 비교적 간소하게 입국 심사를 받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미국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많은 선생님들이 추천해주신 미국 국립공원들도 다녀오고,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이정후 선수 응원도 하고, 제주도 가듯이 미국 학회를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주택 임대료가 비싼 도시에서 비행기를 타고 대학교를 통학하는 사례들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미국이나 캐나다 내에서는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흥분되었던 순간은 그저께 밴쿠버 BC Place에서 열렸던 MLS 준결승에서 손흥민 선수가 프리킥을 성공시키던 장면이었고, 아마도 오래 기억될 모습은 Moraine lake lodge에서 하루를 보내면서 산책할 때 지켜봤던 아침/점심/저녁 해와 구름의 움직임에 따라 계속 변하는 호수입니다. 내년에 귀국하여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1년 동안의 꿈같은 기억은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 1] St. Paul’s Hospital 과 캐나다 Moraine Lake(추천 여행지)
[사진 2] 미국 snake river에서 Whitewater rafting(추천 여행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