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1 No.1
KSIC Newsletter
Published by Korean Society of Interventional Cardiology

JANUARY 2025
Life Style: Culture & Hobby

나의 골프 예찬


김이식  |  전북의대

프롤로그: 골프에 입문하다

저는 레지던트를 마치고 군복무 대신 2009년 6월부터 2011년 5월까지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KOICA 국제협력의로 근무했습니다. 선임 선생님께서 여가시간을 위해 골프를 권해 주셨고, 그것이 제 골프인생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곳 일과가 아침 9시 출근/3시 퇴근이고 회식 등이 별로 없는 다카 생활이었기에 가족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고, 단조로운 생활 중에 재미를 느껴서 그랬는지 매일 새벽 6시에 벌떡 일어나서 연습장에 출근하다시피 했습니다. 인도 출신의 프로가 티칭해 주었지만, 한달 레슨비가 5만원 정도였기에 얼마 안되는 KOICA 월급에도 1년 넘게 레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다카의 중심에 있는 꾸밀똘라 골프 클럽의 18홀 그린fee가 3만원 정도여서 라운딩도 부담스럽지 않았고, 추가적으로 1인 1캐디 및 1볼보이의 독특한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린fee에 캐디피와 볼보이fee를 합쳐도 5만원이 안되는 돈이었죠. 1인당 1캐디도 대단한데, 인당 1 볼보이는 뭐냐하면요, 제가 친 볼 낙하지점에 달려가서 그 다음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역할이었습니다. 현재 한국에선 엄두도 못낼 호화로운 시스템인 셈이죠. 그렇게 한가로운 시절에 배워 놓은 골프 덕분에 한국에 와서도 군의관/공보의 시절에 골프를 배운 친구들과 바로 어울릴 수 있었고 펠로우 등 팍팍한 시절에는 거의 놓다시피 했지만, 그럴 때는 라운딩 대신에 가끔 연습장이라도 가서 드라이버를 패대기 치며 스트레스를 달래곤 했습니다.

골프의 미학, 골프 예찬

모든 GOAT 스포츠 스타들(마이클 조던, 스테판 커리, 라파엘 나달, 해리 케인, 박찬호 등)도 결국에는 골프로 전향한다는 소리처럼 그만큼 재밌고 한번 빠지면 답이 없는게 골프입니다. 솔직히 공부만 했던 저희 의사선생님들이 운동까지 잘하기는 어려운 일인데요, 골프는 다른 운동에 소질이 없어도, 피지컬이 훌륭하지 않아도 도전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운동 신경이나 피지컬보다는 멘탈/집중력이 좋은 사람들이 유리할 수 있는 스포츠이다 보니 다른 구기 종목에 취약했다 하더라도 골프에서는 두각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이든 성인끼리 이만한 사귐의 스포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테니스나 탁구 같은 네트 게임처럼 남의 약점을 공략해서 이기는 게임이 아니고, 자신의 스윙에만 집중하면 되는 운동이기때문에, 서로 얼굴 붉힐 일이 별로 없습니다. 다만, 너무 과한 돈내기만 주의하시면 됩니다.

즐겁게 라운딩하되 전진하는 골프를 위한 생각들

저는 기본적으로 명량 골프를 좋아하지만, 가끔 성적을 내야할 때 이런것들을 챙깁니다.
· 스윙할 때 몸통 회전 다 하기 입니다. 드라이버 스윙은 물론이고, 짧은 어프로치도 몸(코어)으로 한다고 생각한다고 치면, 순간적으로 몸이 경직되는 일이 적어지더라구요. 물론 연습량과 잔디밥도 필요합니다.
· (저도 가끔 잘 안되지만) 좁고 어려운 홀의 티잉 그라운드에서는 더 용감하게 full swing을 하라고 합니다. 스윙을 중간에 멈추지 말고 다하라고. 찌질하게 죽기보다는 시원하게 터져서 멋있게 죽자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만약에 터져 죽더라도 최소한 동반자에게는 꽤 큰 행복을 선물하는 셈이니 좋게 생각하세요.
· 보기 플레이가 두 홀 이상 이어지면 어떻게든 파 세이브를 해서 다시 영점 조준하자.
· 후반 첫 홀(10번 홀)은, 첫 홀(1번 홀)보다 더 신중하게 티샷하자. 후반 첫 홀에 파 세이브를 해야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후반에서 마지막 홀까지 멘탈을 잡고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에필로그: 좋은 벗들과 에이지 슈터가 되는 그날까지

마지막으로, 골프에서는 실력, 날씨, 장비빨 등 중요한게 많지만 제일 중요한 건 뭐니 뭐니해도 벗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동반자들과 함께하면 그날 공이 잘 맞든 안 맞든 즐거운 라운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집중해서 좋은 스코어를 내고, 내기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렵게 시간과 돈을 내서 모였으니 그 날의 분위기를 즐기고, 주변 경치를 둘러보는 여유도 부려가면서, 가끔 상대방의 멋진 플레이에 같이 기뻐해 주고 박수와 환호를 보낼 줄 아는 매너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즐겁게 계속하다 보면 스코어도 건강도 분명 좋아질 겁니다. 어때요, 골프 재밌겠죠? 얼른 시작하시거나 채를 넣어두셨던 선생님들은 다시 꺼내시고, 연락 주세요, 저랑 같이 라운딩 날짜 잡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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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KOICA시절 방글라데시 한인분들과 골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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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2023년 가을, 친구들과 천룡cc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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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2023년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대회에서 김민별프로와 함께 익산cc에서. 결국 2024년 이 대회에서 우승함